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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애플 긴축… 투자·고용 빙하기 경고음 심상찮다

하이닉스·애플 긴축… 투자·고용 빙하기 경고음 심상찮다

Posted July. 21, 2022 07:46   

Updated July. 21, 20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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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수출 대기업들이 투자 시점을 늦추거나 보류하기 시작했다. 애플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다. 9%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필요한 만큼 끌어올린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지가 분명해지자 소비위축, 고용감소를 동반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업체 SK하이닉스는 4조30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초 착공할 예정이던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했다. 전자제품 수요 감소, 재고 증가로 이미 약세인 반도체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TSMC, 메모리 3위 미국 마이크론도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LG엔솔은 환율 급등과 고물가를 이유로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지으려던 계획을 재고하기로 했다.

 국내외 테크 기업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미국 1위 기업 애플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는데도 내년 일부 사업부문의 연구개발, 채용 예산을 줄이기로 했고, 전기차 1위 테슬라는 10%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채용계획을 수정해 작년의 1100여명보다 30%가량 적은 인원만 뽑기로 했다. 카카오, 쿠팡 등도 채용규모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올해 초까지 높은 연봉을 보장하며 인재를 쓸어 담던 때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제 막 문턱에 들어선 세계적 경기침체는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41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금리인상으로 잡으려면 미국 경제의 실업률 증가, 소비위축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성장률이 0%대에 머문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산 가스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유럽연합(EU), 유가 및 원자재 상승으로 도산위기를 맞은 신흥국 등 전 세계가 동시에 경기침체 빙하기에 접어들고 있다.

 기업들이 속속 긴축·비상 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하반기 한국의 투자, 고용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직후 10대 기업이 5년 간 1000조 원 투자, 40만 명 가까운 채용을 약속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계획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위기다.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 등 투자 유인책을 총동원하고, 주 52시간제 개편 같은 노동유연성 제고를 서둘러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과 급격한 경기 추락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