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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 실천하면 국정실패 반은 줄일 것

尹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 실천하면 국정실패 반은 줄일 것

Posted March. 12, 2022 07:22   

Updated March. 12, 20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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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그제 대선 승리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자주 간담회를 갖겠다.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방송 6개사 공동주관 2차 TV토론회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1주일에 한번은 기자들과 기탄없이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주일에 한번 기자들과의 기탄없는 간담회가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통령이 현안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짧게라도 지속적으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

 5년 전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을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사람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겠다. 때로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 등으로 불가피하게 외신 앞에서 질의응답했을 때를 빼고는 신년 기자회견 4번, 취임일 기념 기자회견 4번, 국민과의 대화 2번을 했을 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약 150번 직접 카메라 앞에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불통이라도 비판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헤 전 대통령도 문 대통령보다는 자주 기자들 앞에서 질문을 받았다.

 미국 대통령은 현안이 있을 때 자주 백악관 기자실에 나타나 기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다. 프랑스에서 대통령 행사에는 장소에 구애 없이 언론접촉점(point de presse)라는 것이 설치돼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일본 기자들은 총리를 24시간 쫓아다니며 총리는 하루에 한번은 직접 기자들에게 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나라만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1년에 한두번 하는 특별한 행사인양 잘못 인식돼 있다. 언론에서 대통령의 생각은 주로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로 나타난다. 민주주의는 말의 정치이고 그 말에 책임지는 정치다. 대통령의 생각이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는 익명 취재원을 통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육성으로 직접 전달될 때 비로소 국민에게 책임지는 정치가 가능하고 독단에서 비롯된 국정운영의 실패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