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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개국 3억3400만 회 접종… 이스라엘-英속도전, 日-호주는 뒤처져

121개국 3억3400만 회 접종… 이스라엘-英속도전, 日-호주는 뒤처져

Posted March. 13, 2021 07:15   

Updated March. 13, 20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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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8일(현지 시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100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이스라엘처럼 국민 10명 중 6명이 백신을 맞은 국가가 있는가 하면 아직 접종을 시작하지 못한 나라도 많다.

 12일 블룸버그와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 등에 따르면 11일까지 전 세계 121개국 이상에서 3억34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하루 평균 841만 회분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 속도라면 인류의 75% 이상이 2차 접종까지 마치는 이른바 ‘집단면역’ 형성까지 3년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백신 접종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는 추세다.

 현재까지 백신 접종을 가장 많이 한 국가는 인구가 많은 미국(9572만 회분)과 중국(5252만 회분)이다. 다만 인구수 대비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시작으로 총 907만 회분 접종이 이뤄졌다.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이 전체 인구의 58.6%에 달한다. 2차 접종까지 모두 끝낸 사람의 비율도 46.2%에 이른다. 이스라엘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35.2%)와 영국(33.6%)의 1차 접종 비율이 높았다.

 이스라엘은 글로벌 제약사에 백신을 접종한 자국민 성별과 나이, 기저질환 등 핵심 임상정보를 제공하는 조건을 내걸고 ‘백신 조기 확보’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은 다음 달 인구의 75%가 2차 접종까지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세계 최초로 집단면역 형성에 성공하는 국가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국민 75% 접종까지 5개월, 영국은 7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요국 가운데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은 ‘백신 속도전’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달 17일부터 접종을 시작했지만 블룸버그 집계 기준 18만1200회분 접종에 그쳤다. 한국이 지난달 26일 접종 시작 이후 12일까지 54만 명이 접종한 것보다 접종 속도가 느린 셈이다.

 이는 일본의 백신 사용 허가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자국인 대상 임상시험 결과가 있어야 외국산 백신을 쓸 수 있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사용 허가가 난 백신은 화이자 백신이 유일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등은 아직 일본 내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외국 임상 결과를 토대로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 한국과는 백신 도입 방식이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의 반입이 늦춰지면서 일본의 백신 접종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화이자 측은 일본에 약속한 백신 물량을 언제 공급할지 확정을 미루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 역외 반출 시 건당 승인을 내리기로 하는 등 전 세계가 ‘백신 장벽’을 높이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칠레가 백신 접종 속도를 크게 올리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칠레는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인구 100명당 1.3회분꼴로 접종을 진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1.04회분 접종한 이스라엘을 앞선 수치다. 칠레의 백신 접종률도 23.3%로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이는 칠레가 지난달 초 중국 시노백 백신을 대량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규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