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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반기문 총장 일곱 번 만남, 국내정치완 무관한가

박 대통령-반기문 총장 일곱 번 만남, 국내정치완 무관한가

Posted September. 30, 20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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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3박4일의 짧은 유엔 방문 기간 중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모두 7차례 만났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이 뉴욕에 도착한 첫날 관저로 박 대통령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 때는 자신의 경험담까지 소개하며 박 대통령의 새마을 외교를 적극 뒷받침했다. 유엔 부대행사에는 사무총장이 거의 참석하지 않는 관례를 깬 파격적인 예우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선 반박() 연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번 유엔총회엔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와 정부 수반 160여 명이 대거 참석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며 북한에 대해 최초의 공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억지를 위해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하는 다자() 외교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수시로 반 총장을 만난 셈이다.

반 총장은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딱 부러지게 말한 적이 한번도 없다.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21.1%로 1위에 올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4.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1.2%)가 뒤를 이었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잦은 유엔 회동을 바라보며 마땅한 대권 주자가 없는 친박 측과 반 총장을 연결시키는 해석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반 총장이 지난 달 박 대통령이 참석한 중국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 것도 국내 정치용이라는 뒷말이 돌았다. 반 총장은 남은 임기 동안 국내정치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유엔의 수장 자격으로 본분 수행에 진력해 성공한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구 서문시장 등을 방문하면서 지역 의원들을 한명도 부르지 않아 우회적으로 총선 물갈이 신호를 보냈다는 말을 들었다. 국내 정치상황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반 총장 회동도 순전한 외교 목적으로만 보이지만은 않는다.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신경 쓰느라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거나 안보 외교에 소홀히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