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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6S 공개눈에 띄는 혁신 없었다

애플, 아이폰6S 공개눈에 띄는 혁신 없었다

Posted September. 11,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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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혁신은 없었다. 오히려 이미 시장에서 검증받은 경쟁사들의 인기 제품을 많이 따라 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애플 특유의 감성은 있었다. 깔끔한 광고 영상과 새로 출시되는 로즈골드 색상은 애플 팬들의 구매 감성을 이끌 만한 요소였다.

애플은 9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 시빅오디토리엄에서 새 스마트폰 아이폰6S 시리즈와 아이패드 프로, 애플워치, 애플TV 등 신제품들을 공개했다. 행사 시작 직후 상승 곡선을 이어가던 애플 주가는 발표회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놀랄 만한 기능이나 제품이 공개되지 않자 떨어지기 시작해 결국 종가 110.15달러(약 13만1000원)로 전날보다 1.92% 하락했다.

아이폰6S 시리즈의 외관은 1년 전 내놓은 아이폰6 시리즈와 동일하다. 화면 크기와 디자인이 동일하고 색상만 로즈골드가 추가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6 시리즈와 겉모양은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6S 시리즈는 현재 지구에서 가장 훌륭한 스마트폰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았던 기능은 사용자가 누르는 압력 크기에 따라 명령을 달리 인식하는 3차원(3D) 터치. 화면에 가해지는 터치 강도를 탭(두드리기) 누르기 세게 누르기 등 3단계로 감지해 각각의 명령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탭보다 더 강하게 누르면 셀프카메라 화면으로 바로 이동하고, 받은 e메일 중 하나를 강하게 누르면 내용 미리보기가 작동하는 식이다.

전작에 비해 카메라 화소수도 향상됐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로 아이폰6(후면 800만 화소전면 120만 화소)에 비해서는 좋아졌다. 하지만 한 달 전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후면 1600만 화소전면 500만 화소)에 비하면 여전히 떨어진다.

경쟁사의 주요 제품 및 기능을 따라 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전자업계에서는 실망감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날 애플은 12.9인치 초대형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쓰는 스타일러스(터치펜)인 애플 펜슬을 99달러(약 11만80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애플 펜슬은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의 생전 철학과 정반대되는 제품이다. 잡스는 2007년 맥월드 행사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스타일러스를 추가하자는 제안에 웩! 누가 스타일러스를 원하냐고 말할 정도로 펜은 거추장스럽고 잃어버리기 쉽다는 입장이었다. 2011년 삼성전자가 S펜을 탑재한 갤럭시노트를 출시한 뒤로도 애써 시장의 반응을 외면하다 뒤늦게 베꼈다는 평이다.

아이패드 프로와 연동시켜 쓰는 스마트 키보드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PC 서피스의 전용 키보드와 생김새 및 기능이 거의 유사하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와이어드는 다른 회사들이 이미 만든 제품을 출시한 애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애플 펜슬과 스마트 키보드 등이 이미 출시된 타사 제품과 유사하다고 했다.

전자업계에서는 혁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고객 충성도가 높은 애플이기 때문에 이번 신제품들도 대박은 아니더라도 최소 중박은 터뜨릴 것이란 전망과, 성장세가 멈춘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도 이젠 괄목한 만한 성적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애플이 고집을 버리고 삼성전자를 따라 한 대화면 아이폰6플러스를 냈을 때도 국내외에서 애플의 혁신이 끝났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정작 판매는 잘됐다고 했다. 실제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공급업체들에 역대 최대 초도 물량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전작과 디자인이 동일한 상황에서, 아무리 애플이라고 해도 이미 시장에 출시된 경쟁사 제품들의 기능을 앞세운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번 제품도 애플이 가진 브랜드 파워로 어느 정도 판매는 잘되겠지만 혁신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대박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6S 시리즈는 12일부터 미국 중국 등 12개국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해 25일부터 정식 판매된다. 한국은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애플워치도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로즈골드 색상 등 신제품이 나왔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협업해 만든 에르메스 애플워치도 눈길을 끌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