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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속 미세 침방울 60m이상 퍼져

Posted June. 16, 201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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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의 비말은 2m 이상 퍼지지 않는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그러나 환자의 재채기와 기침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말과 연무질(에어로졸)이 60m 이상 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이미 제기된 바 있어 관심을 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리디아 보로이바 교수팀은 초고속 카메라로 재채기를 통해 뿜어져 나온 비말과 연무질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수학적 모델 분석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연무질이 60m 이상 전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4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판사가 격주로 발간하는 학술지 유체역학(Journal of Fluid Mechanics)에 실렸다.

연구 결과가 처음 발표될 당시 해외 언론은 MIT 연구팀의 기존 예상을 벗어난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환자와의 직접 접촉 외에 재채기나 기침에 포함된 비말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 당시 이에 대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말이 1.8m(6피트) 이상 퍼질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CDC의 견해와 다르다. 재채기를 하는 사람이 뿜어내는 비말과 연무질을 초고속 촬영한 결과, 눈에 보이는 덩치 큰 비말은 곧장 땅에 떨어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연무질은 구름을 형성해 집단으로 무리지어 움직이며 떠오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연무질처럼 작은 물방울(수증기)로 이뤄진 구름이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연무질의 크기는 1m(마이크로미터1m는 100만분의 1m)로 매우 작지만 에볼라 바이러스나 메르스 바이러스의 크기가 연무질 지름의 10분의 1 정도이기 때문에 수십 개의 바이러스 입자가 연무질에 포함될 수 있다. 연구팀은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눈에 보이는 침이 전부가 아니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기체처럼 이동할 수 있고 문틈을 빠져나오거나 환기시스템으로 침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열린 공간에서는 직접 접촉이나 비말을 통해 주로 전염이 이뤄지지만, 밀폐되거나 공기 순환이 더딘 닫힌 공간에서는 연무질이나 비말핵(비말이 건조된 것)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