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해 경찰관에 '기술' 건 이종격투기 선수

2월 6일 오전 1시 40분경 광주 광산구의 한 편의점 앞. 이종격투기 선수 이모 씨(28)는 전화를 하고 있던 A 씨 등 2명에게 어깨를 부딪쳤다며 시비를 걸어 폭행을 했다. 이 씨는 출동한 서모 경장(32)이 신원을 확인하려 하자 아는 동생들 중 형사가 많다며 욕을 퍼부었다. 이어 서 경장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후 얼굴과 다리 등을 발로 밟았다.

서 경장은 함께 출동한 정모 경위(45)와 힘을 합쳐 가까스로 이 씨를 제압했다. 수갑이 채워진 채 지구대로 연행된 이 씨는 자신을 이종격투기 선수라고 밝혔다. 김모 경감은 이 씨가 술을 마셨지만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 경장은 다음 날 다리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인공근육으로 끊어진 십자인대를 붙이는 수술을 받았다. 서 경장은 수술 후 6개월간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서 경장은 현재 병가를 내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 경장이 재활 치료 이후에도 장애가 나타날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공권력 무시 풍조가 불러온 사건이라고 말했다.

광주지법 형사 2단독 조찬영 부장판사는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씨는 술에 취해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씨가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한 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