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어제 경기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 확대를 추진하는 경제 대책을 내놓았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새 정부 경제팀의 첫 작품이다. 경제대책의 골자는 10조 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재정을 상반기에 60%이상 초과 집행하며,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공공 지출을 1조원 늘리겠다는 것이다. 경기 활성화 대책이 많다. 추경 예산은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8조 4000억 원을 편성한 이후 처음이다. 새 경제팀이 현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추경예산은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편성하도록 돼 있어 이번 추경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2009년 추경 때는 직전인 2008년 4분기 성장률이 -4.6%였다. 그러나 최근에도 성장률이 7분기 연속 1%에 못 미치는 등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어 공격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긴 하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성장률 전망치다. 지난해 9월 예산안 제출 때만 해도 4% 성장을 전망했으나 6개월 만에 반 토막인 2.3%로 낮아졌다. 정부 전망치가 한국은행(2.8%) 한국개발연구원(3.0%) LG경제연구원(3.4%) 등 다른 기관들보다 더 나쁘다는 점에서 추경의 국회 통과를 위해 의도적으로 낮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정 건전성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국세 수입은 당초 예산안보다 6조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지분 등을 팔아 마련한다던 세외 수입도 어렵다. 세입은 줄어드는 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세출은 늘려야 한다. 새 정부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복지 예산도 더 필요하다. 정부는 어제도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 향후 5년간 필요한 135조 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20122016년 중기 재정운용계획을 세우면서 목표로 했던 균형 재정 기조 유지는 벌써 물 건너갔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국세 감소분만 반영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적자는 사실상 내포돼 있다고 시인했다. 이럴 때일수록 빈틈없는 예산관리로 곳간의 쌀 한 톨이라도 허투루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기 활성화 대책은 응급 처방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로 떨어져 경제규모가 우리의 5배가 넘는 일본과 같아졌다. 성장 잠재력의 추락도 심각하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도록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고 서비스업에도 제조업과 같은 지원을 해주는 등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도가 필요하다. 정부가 다음주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투자활성화 방안, 수출 중소기업 지원대책, 서비스업 강화 방안 등을 차례로 내놓겠다니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