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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시, 뽑아드렸습니다

Posted February. 20, 20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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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거의 체념하고 있었는데.

서울 강서구 발산동에서 네일숍(손톱 관리 매장)을 운영하는 차정귀 씨(47여)는 19일 떨리는 목소리로 연방 고맙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 힐링캠프에서 94건의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차 씨가 건의했던 손톱, 발톱을 손질하는 일을 하는데 왜 헤어미용사 자격증이 필요하나라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는 행사장에 들어설 때만 해도 자신의 건의가 단번에 해결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테이블에 놓인 책자의 주요 개선 내용 첫머리에 미용업 세부 업종 마련이라는 글귀를 보고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현재 차 씨와 같은 네일숍 종사자들은 미용사 자격증이 없으면 단속 대상이다. 2009년 개정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손톱 발톱을 손질하는 일도 머리 자르기나 염색, 파마처럼 미용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본보에 이 문제를 하소연했던 이상정 씨(36)도 동아일보 보도 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면서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앞으로는 네일 업종 종사자들이 당당하게 기를 펼 수 있을 것이라며 뛸 듯이 기뻐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그는 실력이 좋은데도 미용사 자격증이 없어 일을 그만둬야 했던 직원을 많이 봐 왔다.

차 씨 등은 같은 일을 하는 지인들에게서 언제까지 미용사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단속을 걱정해야 하느냐라는 푸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박창규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