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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손, 정략을 넘어 큰 정치 해보라

Posted June. 14, 2011 03:03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어제 이 대통령에게 민생경제 관련 회담을 제의했고 이 대통령도 긍정적 반응을 보여 오랜만에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담은 2008년 9월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가 너무 꽉 막혀 있어 두 사람이 허심탄회하게 만나는 것 자체가 답답한 정국을 푸는 소통의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으로선 집권 4년차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이상으로 야당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멀리한 여의도 정치와의 관계를 복원해야만 임기 말 국정의 수행이 원활해질 수 있다. 손 대표는 이번 회담을 통해 민생을 챙기는 리더십을 부각시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1 대 1 구도를 굳혀나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촛불시위로 번진 반값 등록금 같은 문제를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에 맡겨둘 수는 없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치밀한 타당성 점검도 없이 불쑥 반값 등록금 얘기를 꺼냈다가 수습도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일부 대학생들의 강경한 목소리에 부화뇌동해 몇 차례 말을 바꾸었다. 손 대표는 현실성 있는 대안을 내놓고 무엇은 가능하고 무엇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가 정략적 공세나 즐기려 한다면 대통령감이 못된다는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대검 중앙수사부 존폐를 포함한 사법개혁 문제도 피해가기 어려운 현안이다. 현안별로 여야의 시각차가 커서 의제조율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지만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는 진정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민을 나누어야 한다. 어느 쪽이건 회담에서 눈앞의 정치적 이득만 챙기려는 꼼수를 부리면 결국 부메랑을 맞을 것이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이번 회담을 민생 문제의 꼬인 실타래를 푸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표()로 압박하는 특정 계층과 이익단체만 쳐다보는 비겁한 태도를 버리고 국가와 국민 전체의 장래를 생각할 일이다. 손 대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수권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현안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옳다. 선동적 구호 정치는 잠시 국민의 환심을 살 수는 있지만 국민 다수의 믿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대통령도 회담 의제에 선을 긋지 말고 민생 문제를 다 논의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제2, 제3의 회담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