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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급할것 없다 vs 미G20 이전에

Posted October. 28, 20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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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우리 편이다.(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vs 지금이 진전을 이룰 최상의 시기이다.(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첫 공식 실무협의가 26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양측이 협상 타결 시점을 두고 미묘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모종의 결과를 내려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 같은 견해차가 협상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양측 대표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만남은 올해 6월 26일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한미 FTA 문제를 언급한 뒤 정확히 4개월 만에 이뤄졌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까지 한국과 실무 협의를 거친 뒤 이행 법률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이후 자동차와 쇠고기에서 한국의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하면서 세 차례 비공식 접촉에서 양측은 공식 실무협의 날짜조차 잡지 못하며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미국은 자동차 분야의 환경 규제 같은 비관세 장벽 완화, 30개월 이상 전 연령대의 쇠고기 수입 허가 등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쇠고기는 한미 FTA와 별개의 문제이며 협정문의 점이든, 콤마든 개정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아 왔다.

결국 첫 공식 실무협의는 서울 정상회의를 2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미국의 요청으로 김 본부장이 전격적으로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이뤄졌다. 당초 김 본부장은 시간상 G20 정상회의 전에 결론을 내기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지만 26일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이라는 게 늘 그렇듯 마지막 순간에 극적인 타결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해 입장 변화를 보였다.

미 행정부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상하원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에 한미 FTA의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점도 이번 실무협의에서 양측이 극적인 타결을 볼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절충안으로는 쇠고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는 것, 자동차를 양보하고 금융 분야에서 미국의 협조를 얻어 내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서 잘 팔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국민적으로 민감한 30개월 이상 전 연령대 수입을 허가할 경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미국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결국 관건은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