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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트위터로 자살 막았다

Posted July. 27, 20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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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징후, 누가 이분 좀 말려주세요(kd***).

24일 오후 10시 57분 경찰청 공식 트위터 계정인 polinlove로 자살을 예고한 사람이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잇따라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경찰청 트위터 계정 관리자는 사실 확인에 나섰다. 제보자가 알려준 A 씨(27여)의 트위터엔 자살에 필요한 도구들을 준비했습니다. 이제 죽는 일만 남았네요. 곧 편안해지겠죠?란 글이 올라온 상태였다.

이 관리자는 즉시 경찰청 수사국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제보 내용을 알렸다. 서울경찰청은 A 씨의 트위터 위치정보를 통해 주소지가 서울 노원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노원경찰서의 한 파출소에 연락했다. 이미 파출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파출소 경찰관 2명은 트위터를 통해 A 씨의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거주지를 찾아내지 못했다. 다행히 이미 현장에 나와 있던 트위터 이용자들이 A 씨의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이를 통해 정확한 주소를 알아냈다. 그러는 사이 A 씨는 25일 오전 3시 12분 트위터 계정에서 자살 예고 글을 스스로 지웠다.

25일 오전 5시 반경 경찰은 A 씨의 집을 찾아가 창문을 통해 도와주러 왔다. 문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A 씨는 사생활을 침해하지 말라며 거부했다. 결국 경찰은 A 씨가 안전하다는 사실만 확인한 채 돌아서야 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본인이 문을 열지 않는 이상 경찰로서도 달리 대응책이 없다면서 아파트 경비원에게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연락을 달라고 부탁해놓은 상태이고 계속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A 씨를 찾는 과정은 모두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제보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무슨 일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요청했다. 경찰청도 관할 파출소에서 출동해 주소지 부근을 수색하는 중입니다 관리사무소 확인 결과 제보와 일치하는 이름이 없어 같은 성을 가진 가구주를 중심으로 수색 중입니다 등의 글을 올려 현장 상황을 전했다. 경찰청이 관할 경찰서에서 당사자를 찾아 안전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자 고생하신 경찰에게 감사한다는 댓글이 30여 개나 올라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트위터는 실명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장난 글, 모방행위, 허위신고가 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도 경찰청 트위터 계정은 현재 신고접수 시스템과 연결돼있지 않은 만큼 사건은 반드시 112를 통해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진우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