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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현대차노조의 총파업 거부

Posted April. 26, 2010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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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와 일본 도요타자동차 파문으로 재편 움직임이 활발한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현대자동차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매출은 8조4182억 원, 영업이익은 7027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와 357% 늘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85%와 401% 급증한 1조3397억 원과 1조1272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전투적 노조의 폐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현대차 노사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겪지 않고 임금 및 단체협상안을 타결했다. 작년 9월에는 정치투쟁 대신 노사상생()과 중도실용개혁을 내건 이경훈 씨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는 올 3월 미국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노조신문 기고문에서 이렇게 썼다. GM의 공장 폐쇄로 디트로이트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한 것을 보고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 일자리가 없어지자 인구는 줄고 건물은 폐허가 되는 공동화() 현상을 한국의 자동차도시 울산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금속노조가 28일 실시할 예정인 총파업에 대해 현대차 노조원들이 거부의사를 밝혔다. 21일과 22일 현대차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파업 찬성률은 38%(추정)에 그쳤다. 현대차 노조에서 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된 것은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두 번째, 파업 찬성률이 40%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노조는 설립 이후 2008년까지 1994년만 빼고 매년 파업을 한 불명예스런 기록을 갖고 있다. 2006년에는 한 해에만 11차례 파업을 벌였다. 누적 파업 일수는 362일, 손실액은 11조 원을 넘는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이런 노조로는 회사가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기도, 근로자의 일자리와 복지를 보장하기도 어렵다. 현대차 노조원들이 현실에 뒤늦게나마 눈을 뜨고 강성 투쟁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노사 문제의 족쇄에서만 벗어난다면 전자업계에서 삼성전자가 이룩한 성취를 현대차가 이루지 못할 것도 없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