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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쏘나타 비교광고 공세

Posted January. 23, 20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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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L급 신형 쏘나타가 지나가자 옆에 서있던 외제차가 하나씩 사라진다.

마치 점령군처럼 거리를 누비는 쏘나타를 배경으로 어떤 차가 당당할 수 있을까? 쏘나타의 성능 앞에라는 문구가 겹친다. 현대자동차가 이달 19일부터 지상파를 통해 내보내고 있는 신형 쏘나타 F24 GDi의 TV 광고 가운데 한 장면이다.

눈썰미 있는 시청자라면 쏘나타 옆에서 맥없이 사라져 가는 중형 세단이 어떤 차종인지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 측은 해당 차종의 이름을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도요타 캠리와 흡사하다는 지적에 사실상 동의했다. 현대차가 캠리와 출력에서 대등해진 2.4L급 신형 쏘나타를 내놓으면서 성능에서 캠리를 압도한다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최근 3개월간 1195대나 팔아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캠리에 대한 국내 자동차업계의 견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같은 수입차 업계뿐만 아니라 내수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현대차도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는 상황이다. 신형 쏘나타와 가격 차가 크지 않은 캠리 구매자가 부쩍 늘면서 현대차 그랜저와 쏘나타 수요를 일부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상파 광고에 이어 이달 26일에는 언론을 상대로 캠리 비교 시승회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14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0년 상반기 판매 촉진대회에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도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일본차 점유율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도요타 견제 분위기는 동종 수입차 업계에선 더욱 치열하다. 21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 쓰바루 관계자는 주력인 중형 세단 레거시를 한국에 내놓으면서 최대 경쟁모델을 도요타 캠리로 설정했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포레스터는 도요타 RAV4를 경쟁모델로 삼고 있다고 귀띔했다. 캠리를 의식해 최근 중형 세단 알티마의 가격을 300만 원가량 낮춘 닛산도 지난해 한 건도 집행하지 않은 지상파 TV 광고를 이달부터 재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지난해 환율로 고전한 혼다 역시 캠리 열풍에 맞서 인사이트 국내 출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