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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보상방안 먼저 내놔라

Posted June. 24, 2004 22:00   

제3차 6자회담에서 핵심 당사자인 한국 북한 미국이 구체적인 북핵 해법 방안을 내놓음에 따라 회담 둘째 날인 24일의 전체회의와 주요 양자 접촉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의지와 현실이 따로 노는 북-미=양국은 6자회담 시작 이후 처음으로 나름의 구체적 해법안을 내놓으며 회담의 실질적 진전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란 용어 대신 포괄적 비핵화란 표현을 쓰며 유연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안의 실질적 내용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회담장 주변에서 제기됐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폐기 방식에 대해 철저하고(thorough) 투명하고(transparent) 영구적인(permanent)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의 CVID 원칙을 고수하면서 단어만 바꾼 것.

미국은 또 6자회담의 목표가 북핵 동결이 아니라 폐기란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북한이 사용하는 핵 동결이란 표현 대신 핵 폐기를 위한 초기 준비 단계(initial preparatory period)라고 발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가 북핵 문제 해결의 전제 조건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이 제시한 초기 준비 단계(핵 동결 기간) 3개월에 대해서도 구체적 보상안이 제시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도 여전히 난항=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HEU 존재를 부인하고 있고 미국은 공식 비공식 정보를 통해 HEU 존재를 확신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HEU 문제는 북핵 동결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 장애요소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의장국인 중국과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은 핵 동결과 검증 대상에 HEU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더라도 구체적 사찰 과정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절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형권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