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 자본은 국내 게임사 지분을 일부 사들이거나 유통망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한국 게임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넓혀 왔지만, 이번 거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경영권 인수 방식이라 주목되고 있다.
● ‘텐센트 방식’ 넘어선 中 큰손
지난달 30일 박관호 위메이드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보유 지분 39.33%(1335만738주) 전량을 약 9200억 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자는 알리바바와 긴밀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계 투자사가 지분 100% 보유한 국내 법인 네오펄스다. 잔금 납입일인 10월 30일 이후 네오펄스는 위메이드 지분 40.25%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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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이 한국 게임사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검증된 지식재산권(IP)이 있다. 중국 회사 입장에서는 신작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미르처럼 중화권에서 이미 팬덤이 확인된 IP를 확보하는 편이 쉽다. 외국 게임사가 직접 신청할 수 없는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규제도 우회할 수 있다. 한한령 이후 자체 개발력을 키운 중국 자본 입장에서 한국 게임사들이 IP와 개발 인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매물’이 된 셈이다.
여기에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연 매출의 약 20%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박 의장은 사내 공지에서 “더 큰 시장으로의 확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며 “미르 IP는 중국에서 여전히 거대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고, 동시에 북미와 유럽이라는 큰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 역성장 K게임, 굳어지는 중국 의존
적잖은 중국 의존은 이미 국내 게임산업 곳곳서 자리잡았다. 시프트업은 2023년 매출의 97%를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승리의 여신: 니케’ 로열티에서 거뒀다. 이후 ‘스텔라 블레이드’ 흥행으로 해당 비중을 56.1%까지 낮췄지만, 중국 유통망 의존이 여전히 크다.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될수록 이런 구조는 더 굳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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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국 내 시장성이 큰 IP를 보유한 국내 게임사가 또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중국의 게임 개발력이 한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이제는 중국 게임사들이 검증된 IP만 확보하면 자체 개발 역량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