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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성역’ 이병태, 靑 권고에 결국 사퇴…“성역 강요 사회 안돼”

입력 | 2026-07-06 18:16:00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5 뉴스1


‘5·18 민주화운동이 성역이 됐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퇴했다.

청와대는 6일 공지를 통해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다”며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의 사퇴는 이날 청와대의 사퇴 권고 직후 나온 것이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병태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다”며 “현재 이병태 부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사퇴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제 개인 SNS에 게시된 글이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됐다”며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재명 정부에 합류했던 이유는 진영으로 나뉘어 전쟁하듯 적대시하는 양극화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보수 성향 인사들이 뜻을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 국민 통합이라는 대의에 부합하는지 깊은 고뇌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문제의 발단이 된 글에 대해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이번 사퇴는 명확한 해촉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향후 정치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했다.

또 “저의 사퇴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될까 염려스러웠다”며 “저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으며,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자부심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비록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려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개인과 기업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이 부위원장이 지난 4일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응원구호’ 논란과 관련한 징계를 두고 자신의 SNS에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라며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적으면서 불거졌다.

비판이 이어지자 이 부위원장은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이며, 이는 인간의 보편적 기본권 중 하나”라고 해명했지만, 청와대는 해당 발언을 “부적절한 발언”으로 규정하고 공개 경고 조치를 했다. 여권에서도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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