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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파산 수순에 1만2000명 등 실직 위기… “MBK 책임론·먹튀 자본 비판↑”

입력 | 2026-07-06 13:18:13

법원,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
최소 운영자금 2000억 조달 실패
노동계·정치권, 수만 명 실직 우려
“수조 원 자산에도 홈플러스 회생 외면” 비판



홈플러스 영등포점 출입구.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가 파산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회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 3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이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 원을 확보하지 못해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홈플러스가 14일 이내 운영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한은 결정이 나온 3일을 기준으로 이달 20일까지다. 이때까지 즉시항고 하지 않으면 홈플러스 재산에 대한 강제 집행 등이 재개된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2000억 원 자금이 마련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결국 청산 절차로 향하게 된다”며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만 명의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부를 향해 공적자금 투입 등 가능한 긴급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MBK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내 사진관.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간절히 바랐던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염원은 무참히 짓밟혔다”며 “이대로라면 홈플러스는 청산 수순을 밟게 되고 수십만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해서는 “수조 원 자산을 굴리면서도 정작 홈플러스를 살릴 2000억 원은 끝까지 외면했다”며 “노동자 고혈로 배를 불린 뒤 기업을 망쳐버리는 악랄한 ‘먹튀’ 자본의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파산 수순에 이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금성 지원이 절실한 현 시점에도 최대주주인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MBK는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 원을 대여 해주는 것을 전제로 1000억 원 규모 연대보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금융 측은 MBK와 김 회장이 각각 연대보증을 해야만 최대 1000억 원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두 그룹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에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추가 자금 조달은 불발된 상태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내 매대. 닭고기와 소고기 판매 코너에 텀블러가 놓여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홈플러스의 파산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MBK가 인수한 다른 기업 노동자들의 불안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근 홈플러스 노조와 고려아연 노조가 연대 활동을 결정한 것 역시 이러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MBK가 과거 기업 인수 당시 고용 안정과 장기 투자를 약속했으나 이후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추진한 패턴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20개 이상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인수 당시 약 2만5000명이던 직원 수는 점포 축소와 희망퇴직,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을 거치며 약 1만2000명 수준까지 줄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 절차 개시 시점 126곳이었던 점포 수 역시 지난달 기준 67곳으로 감소했다.

한편 정부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에 따른 민생경제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자와 중소 협력업체 지원책을 내놨다.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 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체불액 범위 내에서 1인당 1000만 원 한도 생계비 융자를 연 1.5% 저금리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를 주요 거래처로 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긴급경영안정자금 900억 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 3500억 원 등 총 4400억 원 규모 긴급 유동성을 지원한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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