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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따도 셋 중 하나는 ‘백수’…30세 미만 절반이 무직

입력 | 2026-06-30 10:26:35

뉴스1


지방 소재 공과대학을 졸업한 강모 씨(31)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 직장을 찾지 못했다. “빠른 졸업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에 휴학 없이 석·박사 통합 과정을 달렸지만, 취업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는 “졸업하면 뭐든 되겠지 싶었는데, 슬슬 걱정이 된다”고 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신규 박사의 무직 비율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 박사는 두 명 중 한 명이 무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고학력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이 공개한 ‘2025년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조사’에 따르면,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66.7%에 그쳤다.

미취업자(27.7%)와 비경제활동인구(5.6%)를 합한 무직자 비율은 33.3%로, 2014년 관련 조사 시작 이래 처음 30%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3.7%p)도 역대 최대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전국 대학의 해당 연도 2월과 전년도 8월 박사학위 취득자 1만49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 구직 포기 급증…‘박사급 일자리’ 공급 못 따라가


주목할 점은 구직 자체를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24년 3.0%에서 지난해 5.6%로 불과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실업자 비중은 같은 기간 26.6%에서 27.7%로 1.1%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대학 전임교원, 정부출연연구기관, 대기업 연구개발(R&D) 등 박사급 일자리의 증가 속도가 박사 배출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교육부의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전임교원은 8만6701명으로 1년 전보다 617명(0.7%)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 등이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박사 일자리도 줄어드는 추세다.

● 청년 박사 절반이 무직…연령 낮을수록 취업난 심각

취업난은 특히 청년층에 집중됐다. 경력 없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박사일수록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구조가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30세 미만 신규 박사 569명 가운데 무직자 비율이 51.1%로,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연령대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중도 2024년 2.6%에서 지난해 7.9%로 급증했다. 30~34세의 경우 박사 취득자 3836명 중 44.2%가 무직이었다. 이어 35~39세는 32.8%, 40~44세는 22.1% 등 모든 연령대에서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무직자 비율이 나타났다.

전공에 따른 소득 격차도 컸다. 취업자 7005명을 조사한 결과, 연봉 1억 원 이상 비중은 경영·행정·법(29.8%), 보건·복지(26.5%), 정보통신기술(ICT·24.1%) 순으로 높았다. 반면, 예술·인문학은 3.7%에 불과했다. 연봉 2000만 원 미만 비중은 예술·인문학(26.8%), 교육(19.0%)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취업 시장의 흡수력은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의 지난해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이후 3년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11.2%), 출판업(-20.4%), 전문서비스업(-8.8%), 정보서비스업(-23.8%) 등에서 청년 고용이 감소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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