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째 테니스코트를 누비고 있는 박장호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60)은 골프와 테니스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테니스가 골프보다 더 배타적인 것 같다’는 질문에 “그게 아니다”며 “골프는 실력과 무관하게 칠 수 있지만, 테니스는 다르다”고 했다. 테니스는 주로 복식이나 혼합복식을 치기 때문에 반드시 실력이 뒷받침돼야 낄 수 있다고 했다. 재벌이든, 어떤 지위와 권력을 가졌든 실력이 없으면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다. 이러한 ‘실력 중심의 문화’가 그를 지금도 채찍질하며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게 만들고 있다.
박장호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이 서울 용산구 한남 테니스코트에서 포핸드스트로크로 볼을 넘기고 있다. 1990년 테니스를 처음 접한 뒤 37년째 코트를 누비는 박 고문은 최근 레슨을 다시 받으며 아마추어 고수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당시 청사(서울 종로) 뒤에 테니스코트가 있어 쉽게 칠 수 있었죠. 하지만 저는 신참 사무관이라 주로 구경만 했죠. 그러다 군 복무 후 1992년 인천항만청으로 발령받은 뒤부터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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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호 고문이 서울 용산구 한남 테니스코트에서 라켓과 볼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 고문이 2007년부터 3년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프랑스 파리 본부에 파견된 시절엔 테니스가 큰 버팀목이 됐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이질감, 매일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에게, 테니스는 심신 건강의 활력소였다.
“파리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과 자주 만났는데 테니스를 잘 치고 좋아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사관 직원들과 주말마다 어울렸어요. 당시 대사님도 테니스광이었죠. 지인들끼리 골프도 쳤었는데, 어느 순간 골프장은 안 가고 테니스코트로만 갔죠.”
박장호 고문(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테니스 동호인들과 홍콩 교류전에 가서 기념 촬영을 한 모습. 박장호 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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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호 고문(왼쪽)이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과 카메라 앞에 섰다. 박장호 고문 제공
박 고문은 2024년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70)이 운영하는 JW클럽에 합류하면서 테니스에 대한 전의를 다시 불태우고 있다. “JW클럽엔 아마추어 고수들이 즐비해요. 저도 좀 친다고 생각했는데 그들과 겨루면서 단 1승도 못 했어요. 그래서 레슨을 다시 받고 있습니다.”
박장호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이 서울 용산구 한남 테니스코트에서 활짝 웃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 고문이 꼽는 테니스의 가치는 건강 관리 그 이상이다. 성격이 긍정적이고 활달하게 바뀌었다. 규칙적인 테니스 치기는 생활 리듬까지 잡아준다. 업무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그는 “술을 많이 마시면 경기력이 확실히 떨어진다. 그래서 테니스 치기 전날은 꼭 금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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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호 고문(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서울대 검도부 동문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박장호 고문 제공.
“검도와 테니스의 공통점은 3가지입니다. 도구 운동이고, 발동작이 제일 중요하고, 고수가 될수록 부드러워진다는 것이죠. 다른 점은 검도는 개인 운동이라 자기완성을 추구하고, 테니스는 주로 복식을 치기 때문에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합니다.”
박 고문의 설명처럼 사회에서 만난 테니스는 검도와는 또 다른 묘미를 줬다. 주로 복식을 치다 보니 사교의 장이 됐다. 심신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에게 테니스를 치라고 조언해 준 과장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테니스 덕분에 단조로울 뻔한 인생이 활기차졌습니다. 지금 매우 건강하고 즐겁습니다.”
박장호 고문(뒷줄 오른쪽에서 첫 번째)이 테니스 동호인들과 홍콩 교류전에 가서 기념 촬영을 한 모습. 박장호 고문 제공.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