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2024.10.17 [서울=뉴시스]
비만치료제 시장이 ‘더 길고 더 센’ 약을 향한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한 번 맞으면 효과가 오래 가도록 투약 간격이 길어지고, 빠지는 체중의 폭은 점점 커진다. 당뇨병 치료제로 출발한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비만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 고용량 카드 꺼낸 위고비·마운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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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종로구 종로베스트의원에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놓여 있다. 이 약은 주 1회 투여로 GIP 수용체 및 GLP-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활성화하도록 설계된 주사제다. 인슐린 분비 촉진,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농도 감소를 통한 혈당 강하, 위 배출 지연을 통한 음식 섭취 감소 및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2025.08.20 [서울=뉴시스]
경쟁자인 위고비도 고용량으로 맞불을 놨다. 노보노디스크는 기존 2.4mg보다 용량을 높인 7.2mg ‘위고비 HD’를 내놨다. 임상에서 72주간 평균 20.7%를 감량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유럽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 최고 용량은 아직 2.4mg이지만 글로벌 확장 흐름에 비춰 고용량 도입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도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 출시를 준비해 시장 선택지가 더 넓어질 전망이다.
● 고효능 주사로 추격하는 후발 빅파마
후발 글로벌 제약사들도 잇따라 ‘비만약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당뇨병학회(ADA) 학술대회에서는 차세대 후보물질의 성적표가 잇따라 공개됐다. 화이자는 한 달에 한 번만 맞는 비만 주사제 ‘베로베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매주 맞는 기존 약과 달리 투약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 강점으로, 4주에 한 번 맞는 방식으로 14개월간 약 15%를 감량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신생기업 메트세라를 100억 달러(약 15조5000억 원)에 인수해 이 약을 손에 넣었고, 석 달에 한 번 맞는 지속형 약물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임상 2상에서 메스꺼움(38%)과 구토(23%) 등 부작용은 기존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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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들의 각축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체중 감량에 그치지 않고 수면무호흡, 무릎 관절염 등 비만 관련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다만 효과가 강해질수록 메스꺼움이나 구토 같은 위장관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비싼 약값과 들쭉날쭉한 공급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지난해(2025년) 기준 약 460억 달러(71조 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이 2030년 최대 2000억 달러(3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