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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이 심하다고?… ‘삼전·SK하닉’ 확실한 스타 덕분에 코스피 급상승 가능했다

입력 | 2026-05-25 08:06:00

[김성효의 주식탐사대] 증시·스포츠·정치 움직이는 공통 원리는 집중과 리더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최근 코스피 상승이 반도체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실 주식시장은 스타 종목 한두 개가 이끌 때 상승세가 가장 뚜렷하다. 주도주 없이 모두가 비슷한 상승 수준을 보이는 경우 증시는 방향성을 잃고 헤맨다. 멀리서 예시를 찾을 필요도 없다. 코스닥을 보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확실한 쌍두마차가 있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주도주 역할을 하는 종목이 없다. 만약 코스피 여러 종목이 골고루 올랐다면 지수는 결코 그렇게 빠르게 상승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승팀엔 늘 에이스가 있었다
증시만이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팀에 스타플레이어가 많으면 ‘꿈의 팀’이라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우승은커녕 부실한 성적을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2000년대 초반 레알 마드리드는 지단, 호나우두, 베컴, 라울 같은 슈퍼스타를 대거 영입하며 우승 1순위로 꼽혔지만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메이저 트로피를 단 하나도 들어 올리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잘하는 선수가 많으면 전술의 일관성이 흐트러지고 이는 곧 전력 약화로 이어진다. 몇 년 전까지 파리 생제르맹도 마찬가지였다. 메시-네이마르-음바페로 이어지는 이른바 MNM 라인이 가동되며 세계 축구 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번번이 패배해 실망감을 안겼다.

야구도 그렇다. 2000년대 중반 데릭 지터, 앨릭스 로드리게스, 제이슨 지암비 등 올스타급 선수들로 팀을 채운 뉴욕 양키스는 2000~2008년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연봉 총액은 압도적 1위였음에도 경기력은 수준 이하였다. 농구에서도 비슷한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미국 농구대표팀은 르브론 제임스, 앨런 아이버슨, 팀 던컨 등 NBA 최고 스타들만 모여 있어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현실은 동메달이었다.

반면 팀 내 선수가 대부분 고만고만한데 유독 특출난 선수 1명이 있으면 어떨까. 당연히 엄청난 성적을 낸다. 1986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대표적 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팀 전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다고 평가됐지만, 마라도나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1998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제치고 우승한 프랑스도 지단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야구에서도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메디슨 범가너를 빼놓을 수 없다.

주가 상승의 본질 이해해야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잘하는 선수가 많으면 팀 경기력도 최고여야 하는데, 왜 전력이 한참 아래라고 평가받는 팀에 번번이 패배할까. 팀의 속성이라는 것이 원래 강력한 지도자 한 명과 그를 따르는 구성원 다수가 최고 효율성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스타 선수가 너무 많으면 전술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팀원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에 빠진다. 이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왕권을 가진 왕이 국가를 번성하게 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태양왕 루이 14세,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고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조선의 세종대왕 등.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됐을 때 조직은 힘차게 나아갔다. 반면 조선에서 왕권이 약하고 대신들의 힘이 강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기묘사화, 붕당 정치, 세도 정치, 중종반정, 인조반정 등 온갖 혼란이 벌어졌고 국력이 약해졌다. 당시 조선 대신들이 왕보다 능력이 낮았을까. 왕은 그저 아버지가 왕이었기 때문에 왕이 됐을 뿐이지만, 대신들은 어려운 과거에 급제한 유능한 인물들이라 능력으로만 보자면 왕보다 뛰어났을 것이다.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았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

다시 증시로 돌아가자. 지금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주로 부각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오늘은 이 기업, 내일은 저 기업’을 반복하며 우왕좌왕 뭘 사야 할지 고민하는 시장이 계속됐을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커질 수 있었던 것도 비트코인이라는 대표 코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간은 원래 소수의 스타에 집중하는 습성이 있다.

그렇다면 코스닥을 올릴 방법 또한 명확하다. 인위적으로라도 쏠림을 만들면 된다. 그런 취지에서 코스닥 승강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르면 10월부터 도입되는 코스닥 승강제는 코스닥 종목을 프리미엄, 스탠더드, 관리군 등 3개 리그로 분류한다. 프리미엄군에는 우량 기업 100개 이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1800개 넘는 코스닥 종목 가운데 프리미엄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코스닥은 상승 요건을 갖추게 된다. 주식 상승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주식투자에서 기본이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40호에 실렸습니다〉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재테크·자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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