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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발표 직전 사고 팔고…‘트럼프 계좌’ 거래 올해 3700건

입력 | 2026-05-20 13:40:1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인 2026년 5월 4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소상공인들과의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투자 계좌 거래 기록이 공개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델,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 주식을 사고 판 시점이 정책 발표나 기업 호재 시기와 맞물리면서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윤리청(OGE)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동안 자산관리인이 대리 운용하는 트럼프 대통령 계좌에서 총 3711건의 거래가 신고됐다고 보도했다.

거래 대상은 엔비디아, 델,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다. 해당 자료는 거래 금액을 범위로 공시했으며, WSJ는 이를 토대로 거래 시점과 주가 변동을 비교 분석했다.

● ‘정책 수혜’ 노렸나…발표 직전 엔비디아·델 집중 매입

가장 눈길을 끈 종목은 엔비디아다. 올해 1분기에 최소 175만 달러(약 26억4000만 원)어치를 매입했다. 특히 1월 6일 약 50만 달러(약 7억5000만 원)를 전격 매입했는데, 일주일 뒤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가 H200 인공지능(AI) 칩 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중국 국빈 방문 대통령 전용기에 초청하기도 했다.

컴퓨터 제조업체 델의 매입도 두드러졌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계좌는 2월 10일 100만~500만 달러(약 15억1000만~75억5000만 원) 상당의 델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열린 조지아주 제철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델 회장 부부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당장 나가서 델 컴퓨터를 사라”고 발언했다.

● 대규모 호재 속 오라클·MS ‘기습 매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인 2026년 5월 15일, 중국 베이징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매도 시점이 논란이 된 사례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계좌는 오라클 주식 관련 거래를 10여 건 공시했다. 이 계좌는 1월 6일 최소 100만 달러(약 15억1000만 원)어치를 매각했다.

이후 오라클은 1월 23일 틱톡 미국 법인 지분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172.62달러에 달하던 주가는 2월 5일 145.6달러로 떨어졌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금지법’이 정한 매각 시한을 앞두고 금지 조치 집행을 유예하며 거래 성사를 도왔다고 짚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12일 트루스소셜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비자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AI 데이터 센터 전력 비용을 관리하기로 약속했다”며 “고맙고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한 달 뒤인 2월 10일 대통령 계좌는 최소 50만 달러(약 7억5000만 원) 상당의 지분을 처분했다.

● 트럼프그룹 “투자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산관리인에게 투자를 맡기는 백지신탁 등을 관례로 삼아왔다. 

트럼프그룹은 해당 계좌 역시 여러 금융기관과 자산관리인이 투자를 대행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룹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트럼프그룹은 특정 투자 상품을 선정하거나 지시하거나 승인하는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라며 “거래 활동에 대해서도 사전 통지를 받거나 투자 결정 및 포트폴리오 관리에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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