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취업문 뚫은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비결 비자 장벽 강화 속 골드만삭스·미국 법무 시장 진출 중고등학생 대상 입학 행사서 진로 로드맵 소개
2024년 9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개교 10주년 카니발에서 테일러 랜달 총장이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유학을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최근 가장 큰 질문은 하나다. “미국 대학을 나오면 현지 취업이 가능할까.” 예전처럼 학위만으로 기회가 자연스럽게 열리던 시대는 아니다. 취업비자 문턱은 높아졌고, 기업들은 비자 스폰서가 필요한 유학생 채용에 더 신중해졌다. 졸업 후 미국에 남아 일하고 싶어도 전공과 비자, 채용 시장의 흐름을 함께 따져야 하는 현실이 됐다.
그렇다고 답이 ‘불가능’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막연한 기대보다 정확한 정보와 이른 준비가 더 중요해진 시기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를 거쳐 미국 골드만삭스에 입사한 성수현 씨와 미국 법무 시장에 진출한 김민준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의 사례가 그렇다. 두 사람은 각각 비자 문제와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변호사시험 낙방과 100곳 넘게 지원해본 경험을 지녔다. 성공의 공통점은 화려한 스펙 하나가 아니라 미국 시장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증명했다는 데 있었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성수현 씨(왼쪽)는 미국 취업비자 장벽과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를 거쳐 현재 골드만삭스 투자은행부문 전사협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결정은 늦었다. 코로나 시기 졸업을 앞두고 그는 마지막 학기까지 한국으로 돌아갈지, 미국에 남아 취업에 도전할지 고민했다. 마음을 정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졸업 후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OPT(유학생 대상 졸업 후 취업허가)를 신청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듬으며 링크트인을 통한 구직 연락을 병행했다. 한국에서 쌓은 아리랑국제방송과 광고기획사 인턴 경험, 유타대 수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이력서의 뼈대가 됐다. 성 씨는 “작은 프로젝트라도 내가 맡은 역할, 팀원과의 갈등을 풀어낸 방식, 리더십을 발휘한 순간 등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면접은 경험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 경험이 실제였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그가 처음 취업한 곳은 사이버보안 분야 테크 기업이었다. 2021년 여름 졸업한 그는 3개월의 구직활동 끝에 2022년 1월 OPT로 일을 시작했다. 그해 4월 전문직 취업비자(H-1B) 추첨에 당첨돼 10월부터 취업비자 신분을 얻었다. 그러나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3년 1월 회사가 마케팅 부서를 정리하면서 그 역시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대상이 됐다. H-1B 신분에서 회사를 옮길 수 있는 기간은 제한적이었다. 그는 변호사 상담과 자료 검색을 병행하며 다시 구직에 나섰고, 비자 전환과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2023년 10월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한때 관광비자로 체류 신분을 전환한 뒤 다시 H-1B로 돌아오는 과정도 거쳤다. 현재는 회사의 지원을 받아 영주권 획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경험을 거치며 성 씨가 깨달은 것은 비자 문제에도 정보력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OPT가 끝나거나 H-1B 상황이 흔들린다고 해서 길이 완전히 막히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에는 온라인 대학원에 등록해 재학 중 취업허가인 CPT로 체류하며 H-1B에 계속 도전하거나, 교환방문 비자인 J비자로 전환한 사례도 있었다. 성 씨는 “비자 때문에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기보다 가능한 선택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마음속에 해외 기업에서 일해 보고 싶은 꿈이 있다면 적어도 문은 두드려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 씨는 골드만삭스 면접에서 부족한 금융 지식을 포장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강점을 정면으로 설명했다. “경제 지식과 금융 경험이 많은 사람을 찾는다면 저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팀, 어떤 성향의 사람들과도 함께 일할 수 있고 어떤 업무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면 제가 적합합니다.” 그가 내세운 경쟁력은 협업 능력과 학습 속도였다. 미국 기업이 신입 지원자에게 원하는 것은 완성된 전문가의 경력이 아니라 조직 안에서 배우고 적응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설명이다.
광고 로드중
김민준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오른쪽 사진)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뒤 미국 로스쿨에 진학해 100곳 넘게 지원한 끝에 미국 법무 시장에 진출했다.
그는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과소평가하는 것도 똑같이 위험하다”고 했다. 한 중소기업 면접에서는 “당신 같은 사람은 우리에게 가치가 없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상처가 컸지만 멈추지 않았다. 다음 지원서를 썼고, 다음 시험을 준비했다. 김 변호사는 결과를 만든 것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횟수”였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학점이다. 그는 “미국 로스쿨 지원에서도 학부 학점은 핵심 평가 요소이고, 취업 단계에서도 평균 학점(GPA)을 확인하는 회사가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대외활동과 네트워킹도 의미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오래 남는 것은 학점과 학위라는 설명이다. 그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학생들이 경쟁하는 풀은 같은 학교 졸업생이 아니라 미국 전역의 로스쿨 지원자, 미국 로펌에 지원하는 전 세계 변호사들”이라고 했다.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는 것은 학교 안의 경쟁이 아니라 세계 시장의 기준표 위에 선다는 뜻이다.
구직 단계에서도 그는 이 기준을 이력서에 적용했다. 앞부분에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과 자신이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압축해 배치해 “바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려 했다.
두 사람의 조언은 서로 달랐다. 성 씨가 가능성을 넓히는 정보력과 적극성을 강조했다면, 김 변호사는 자격과 실력을 먼저 갖춘 뒤 시장에 나서야 한다고 봤다. 성 씨는 후배들에게 이력서보다 먼저 ‘설명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링크트인을 통한 구직 연락과 추천 채용도 중요하지만, 결국 면접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직무와 연결해 설득하는 힘이 합격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의 조언은 더 냉정하다. 그는 로스쿨 3년 동안 네트워킹 행사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미래의 변호사’로 소개하는 일이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인맥보다 자격과 실력이 먼저라고 봤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강의를 하나 더 듣고, 자격증을 빨리 확보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광고 로드중
두 졸업생에게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취업을 대신 보장해준 이름이 아니었다. 다만 미국식 수업, 영어 기반 토론, 프로젝트형 과제, 경력개발센터의 이력서 첨삭과 인터뷰 연습은 실제 채용 과정에서 꺼내 쓸 수 있는 재료가 됐다. 김 변호사에게도 학부 과정은 로스쿨 진학과 미국 법조 시장 진입의 출발점이었다. 핵심은 학교 경험을 단순한 ‘스펙’으로 놔두지 않고, 채용 담당자가 이해할 수 있는 성과와 태도로 풀어내는 일이었다.
졸업생들의 사례는 미국 취업을 꿈꾸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미국식 고등교육은 학생의 전공 선택과 진로 설계를 어떻게 돕고, 졸업 후 현지 취업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특히 비자 장벽이 높아진 지금은 대학 선택 단계에서부터 캠퍼스 이동, 전공별 진로, 인턴십, OPT와 취 업비자 전략까지 함께 살펴보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 점에서 인천글로벌캠퍼스 내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미국식 고등교육을 보다 현실적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로 주목된다. 학생들은 한국에 서 미국 유타대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동일한 학위를 받을 수 있으며, 일정 기간 솔트레이크시티 홈 캠퍼스에서 공부하며 미국 현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등록금도 미국 캠퍼스 유학 대비 약 3분의 2 수준으로, 미국 대학 학위와 현지 캠퍼스 경험, 유학 비용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고민을 가진 중고등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30일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입학 행사를 연다. 행사에서는 미국식 교육과정, 솔트레이크시티 홈 캠퍼스 연계 과정, 전공별 진로, 졸업생 커리어 사례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미국 취업과 미국식 고등교육 시스템에 관심 있는 학생과 학부모가 현실적인 진로 로드맵을 함께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 씨의 말은 격려에 가깝다. “비자가 꿈을 포기하게 두지 마세요.” 김 변호사의 말은 경고에 가깝다. “미국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국 시장에서 통할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두 사람의 말을 함께 읽을 때 미국 취업을 위한 현실적인 답에 가까워진다. 막연한 낙관을 가지는 것도, 지레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더 어려워진 시대일수록 필요한 것은 더 이른 준비, 더 정확한 정보, 그리고 거절당한 뒤에도 다시 문을 두드리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