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코 콩쿠르’ 우승 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첫 지휘하는 지휘자 이승원
● 20세기 미국을 한국 무대에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263회 정기연주회 ‘거슈윈, 파리의 아메리카인’은 이 지휘자가 세계 무대에서 체득한 감각을 국내 관객 앞에 펼쳐보이는 자리다. 국립심포니와 투어, 기획공연 등으로 협업한 적은 있지만 정기연주회 지휘봉을 잡는 건 처음이다. 올해 국립심포니 지휘자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한국인이기도 한 그는 “국제적인 악단이 된 국립심포니 정기연주회에 데뷔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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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휘자가 말코 콩쿠르에 지원했던 이유는 “동양인 젊은 지휘자로서 국제 무대에 진입하기 위해 콩쿠르가 필요하다고 간절히 느꼈기 때문”이었다. 결국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24개 오케스트라와의 공연 기회를 얻었고, 영국 런던의 글로벌 매니지먼트사 해리슨패럿과도 계약했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초청을 받고 소속사를 통해 공연 기회를 얻게 됐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 음악의 필요성 증명하고파
이 지휘자는 원래 국내에서 비올리스트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서울예고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세계적 비올리스트 타베아 침머만의 첫 한국인 제자가 됐다. 2009~2017년 국내 대표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비올라 멤버로도 활동했다.
실내악 경험은 지휘자로 전향한 뒤 중요한 자산이 됐다. “남들과 함께 소리를 섞어가는 과정을 체험해본 게 큰 자산이자 강점이 됐다”고. 제한된 리허설 시간 안에 문제를 찾고, 해결할 방법을 단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감각 역시 실내악을 하며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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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휘자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지휘자가 거론되는 시대에도 음악의 즉흥성과 현장성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고 믿는다. 그는 “같은 곡, 같은 해석이라도 매 순간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순간에만 나오는 ‘표현의 유일성’을 오케스트라에 강조하는 편”이라고 했다.
“어떤 직업이 존속하거나 사라질지 모르는 시대가 오고 있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음악이 인간에게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증명해 나가는 지휘자가 되고 싶습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