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환이 3월 영국 밀턴킨스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쫓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06 독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TV로 지켜보던 11살의 축구 소년 김문환(31·대전)의 꿈은 16년 뒤 현실이 됐다.
“부담은 잠시 미뤄두고, 그냥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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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다.’
하지만 개인 첫 월드컵을 마친 뒤에도 그의 마음속엔 한 가지 생각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다시 4년.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김문환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를 2026 북중미(미국, 멕시코, 캐나다) 대회를 바라보고 있다.
김문환은 “월드컵은 평생 한 번 출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축구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난 대회보다 더 높은 곳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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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수비수 김문환이 홍명보호에서 맡고 있는 윙백은 대표팀이 플랜 A로 준비 중인 ‘스리백’ 전술의 핵심 포지션이다. 윙백은 기본적으로 수비수지만 역습 상황에서는 날개 공격수처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이는 김문환이 가장 자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김문환은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공이 없는 ‘오프 더 볼(off the ball)’ 상황에서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침투 움직임을 꼽았다. 중앙대 재학 시절 날개 공격수로 뛰었던 경험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을 장착하는 밑거름이 됐다.
홍 감독 역시 김문환의 이런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문환은 “감독님께서는 우리 공격진이 전방 압박을 시도할 때 수비수들이 (압박에) 가담해야 하는 타이밍을 세세하게 말씀해 주신다”며 “내게는 스피드를 활용한 뒷공간 침투 움직임을 많이 주문하신다”고 했다. 김문환은 계속해 “상대 진영 깊숙이 올라갔을 때 후방으로 전환해 돌아 나오는 대신 최대한 과감하게 크로스라든지 마무리 패스를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수 양면에서 활약해야 하는 측면 자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결국 스피드와 활동량이다. 김문환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한국 선수 중 가장 빠른 스피드를 기록하며 이를 몸소 증명했다. 김문환이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기록한 최고 시속은 34.8km에 달했다. 김문환은 이 대회 4경기에서 총 42.824km를 뛰었는데 황인범(45.037km)에 이은 한국 2위 기록이었다. 수원 세류초 선배 ‘산소 탱크’ 박지성(45·은퇴)을 닮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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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대전의 측면 수비수 김문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LA FC를 떠난 뒤 K리그1(1부) 전북과 알 두하일(카타르)을 거친 김문환은 2024년 6월 대전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황선홍 감독(58)이 대전 사령탑에 부임한 뒤 처음으로 추진한 영입이었다. 김문환은 “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선수를 원하는지에 따라 선수의 마음도 정해진다고 생각한다”며 “구단의 진심이 느껴져 결심을 굳히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김문환이 합류할 당시만 해도 대전은 하위권을 맴돌던 팀이었다. 대전은 2024시즌 K리그1 12개 팀 중 8위에 그쳤다. 하지만 “팀은 힘들지만 같이 한번 잘해보자”는 황 감독의 말처럼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창단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초반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연패를 끊고 5위(승점 16·4승 4무 4패)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문환은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전에서 첫 K리그1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은 9일 안방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6위 팀 포항(승점 16)과 상위권 도약이 걸려있는 K리그1 13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