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어머니’ 극작가 플레이시 방한 “어머니 사랑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한계에 대한 질문 던지고 싶었다”
연극 ‘그의 어머니’ 출연진과 제작진. 왼쪽부터 배우 홍선우 진서연, 류주연 연출, 에번 플레이시 작가.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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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워킹맘 브렌다. 하지만 그의 일상은 17세 큰아들 매튜가 성폭행 혐의로 가택 연금 처분을 받으며 산산조각 난다. 집 밖엔 매튜를 찾아온 취재진과 범죄에 항의하는 시민들로 가득하다. 아들과 집에 갇혀 버린 브렌다는 엄마로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여자로서 성범죄를 저지른 괴물 같은 아들을 향한 혐오 사이에서 갈등한다.
201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초연된 뒤 12개 이상 언어로 번역된 연극 ‘그의 어머니’ 줄거리다. 지난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뒤 올해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16일부터 공연 중인 작품을 위해 방한한 캐나다 출신 극작가 에번 플레이시는 27일 서울 종로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실제로 내 주변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난 뒤 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두 픽션이지만, 매튜와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와 그의 어머니가 지인이었어요. 두 사람을 보며 모자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죠.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그 한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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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시 극작가는 ‘그의 어머니’는 물론이고 감옥에서 태어난 소녀의 편견을 벗어나려는 사투를 그린 ‘할로웨이 존스’, 교도소에서 치매를 앓으며 늙어가는 종신형 수감자를 다룬 ‘라이퍼스’ 같은 작품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그는 내셔널 시어터(영국국립극장)와 협력해 교도소에서 희곡 작법을 가르치는 워크숍도 운영한다고 한다.
“사회가 테두리 밖으로 밀어내고 잊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어요. 물론 저 역시 개인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이를 보면 감정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런 감정을 분리하려고 애쓰죠. 그런데 그런 이중적인 감정의 상태가 특별하다고 느꼈고, 그것을 극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의 어머니’에서 브렌다는 때로는 피해자가, 때로는 괴물이 되어 간다. 관객들은 이 과정을 지켜보며 정서적 충격과 윤리적 고뇌를 겪기도 한다. 플레이시 극작가는 “많은 관객들이 ‘브렌다를 동정해야 하느냐, 비난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진다”며 “둘 다일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작가로서 저는 그냥 인물 자체에 집중해 이야기를 씁니다. 답이 정해져 있다면 작품도 지루하지 않을까요. 그런 질문에 대해 저는 스스로 답을 내리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점이겠지요.” 다음 달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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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