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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부의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한국의 기초연금 지출액은 내년 약 25조 원에서 2029년 약 28조2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50년이면 기초연금 지출 규모가 연 4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불과 25년 여 만에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나랏돈이 84% 가량 급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증가세는 전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 보고서 4월 호를 통해 2024년 기준 0.79% 수준인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 지출 비중이 2025~2030년 사이 0.7%포인트 늘어난다고 예상했다. 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다. 같은 기간 일본은 0.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고, 미국(0.5%포인트)과 독일(0.3%포인트), 프랑스(0.1%포인트) 등의 지출 비중 증가분도 한국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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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전문가들은 노인연령 기준을 높여 재정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인연령을 단계적으로 상향할 경우 2065년까지 기초연금 재정 소요를 최대 600조 원 줄일 수 있다는 정책연구 결과도 있다. 홍익대 산학협력단(책임자 박명호 교수)은 지난해 11월 이런 내용의 ‘실버시대와 재정’ 보고서를 옛 기획재정부(현 기획예산처)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노인연령 기준을 높이는 시나리오를 3가지로 나눠 기초연금 재정 소요 변화를 추계했는데, 잔존 기대수명에 연동해 노인 연령 기준을 조정할 경우 2065년까지 기초연금 재정 절감액이 603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도 기초연금 개편 논의에 시동을 건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초연금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하후상박(소득이 낮을수록 더 지원)’ 원칙에 따른 차등 지급을 제시한 바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1일 기초연금과 관련해 “멀지 않은 연내 개편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