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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원전 분야도 손잡는 韓-베트남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협력”

입력 | 2026-04-24 04:30:00

비즈니스 포럼서 73건 MOU 체결
李 “원전 등 양국 협력 잠재력 무궁… 희토류-요소수 공급망 연계 확대”
이재용 “기업인 실적으로 말해야”… AI-전력망 등 첨단산업 협력 계획




韓-베트남 비즈니스포럼 사전 간담회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베트남 국가 서열 2위인 레민흥 총리, 한-베트남 기업인 등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허태수 GS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최태원 SK 회장, 이 대통령, 레민흥 총리. 하노이=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및 에너지 협력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며 “자원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경제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국가 서열 2위인 레민흥 총리도 같은 자리에서 “세계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술 경쟁 등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미래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상생형 파트너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응했다.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양국이 단순한 교역국을 넘어 에너지·공급망 동맹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 李 “희토류, 요소수 공급망 연계 강화 중요”


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이 원유, 희토류 등 주요 전략자원 분야에서 견고한 안전장치를 만들어 간다면 그 어떤 경제적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공급망 생태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원전, 재생에너지, 장거리 전력망 구축 등 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 상호 협력의 지평을 더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산유국이자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23 하노이=뉴시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국부(國父) 호찌민의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을 인용하며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에 대응한다’라는 지혜의 한마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30여 년 동안 쌓아온 양국의 변치 않는 우정이야말로 우리 앞에 닥친 복잡한 변화에 대응할 가장 확실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의 상징인 연꽃은 어려움 속에서 맑고 깨끗하게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의미한다”며 “혼탁한 진흙에서 더욱 빛나게 만개하는 연꽃처럼, 양국은 더욱 강력한 협력으로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전 간담회에서도 “우선 제조업 협력을 강화해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과감히 넓혀가야 한다”며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요소수 등 에너지 자원 분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레민흥 총리도 사전간담회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무역과 투자를 넘어 보다 높은 전략적이고 포괄적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양국 기업 간 실질적 연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가치 사슬에 보다 깊이 참여해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용 “기업인은 실적으로 말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앞서 열린 사전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04.23 하노이=뉴시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해 양국 정·재계 주요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재진이 순방에 동행한 소감을 묻자 “기업인은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비공개 간담회에선 “삼성은 베트남 성공은 삼성의 성공이라는 믿음하에 함께 성장하겠다”고 밝혔다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환영사에서 “에너지 전환과 지속 가능성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산업에서 양국이 함께 협력할 여지가 상당히 크다고 본다”고 했다.

구광모 회장은 취재진에게 “이번 기회에 양국 교류가 양적인 면을 넘어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원 회장은 “베트남에서 원전을 지으려고 하니 지금까지 실적 위주로 소개해 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참석한 국내 기업들은 7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구축, 원전, 배터리 등 첨단산업 및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AI 데이터센터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의 원자력 기술과 전력망 구축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조를 도모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 대형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PVN) 산하 PTSC, 페트로콘스와 베트남 신규 원전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현대로템은 이날 현지 타코그룹과 4910억 원 규모의 호찌민 메트로 2호선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첫 베트남 철도 시장 진출이다.


하노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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