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작년 남녀 30만명 검사 지원 “임신 준비 미리” 신청연령 낮아져 “2차 에코붐 세대 출산연령대 진입 건강검진처럼 대상자 확대해야”
“임신을 계획한 뒤 아내와 가장 먼저 한 일이 가임력 검사 신청이었어요.”
올해 아내와 임신을 계획 중인 문석환 씨(37)는 최근 부부가 함께 난소 기능과 정자 형태 등을 확인하는 가임력 검사를 받았다. 두 사람의 몸에 임신과 출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 씨는 “둘 다 문제가 없다고 해 일단 자연 임신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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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49세 남녀 29만1246명이 임신 사전 건강관리 사업을 통해 가임력 검사를 받았다. 2024년 4월 시작된 이 사업은 첫해 7만7989명이 지원받은 데 이어 1년 만에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가임력 검사는 생식 기능 이상 등 각종 질환을 조기에 치료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20∼29세, 30∼34세, 35∼49세 등 시기별로 각 1회씩 최대 3회까지 검사받을 수 있다. 여성은 난소기능 검사와 부인과 초음파, 남성은 정액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회당 지원 금액은 여성 13만 원, 남성 5만 원으로 사실상 전액 지원된다.
● “질환 조기 발견에 도움… 검사 대상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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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인원이 늘고 평균 연령이 감소한 것은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본격적인 혼인·출산 연령대에 진입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자녀들로 산아 제한 정책이 완화되면서 출생아 수가 연간 70만 명 수준에 달했다.
현장에서는 신청자만 지원해 주는 가임력 검사 대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사를 통해 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0∼49세 인구는 올해 2083만 명에 달하지만 올해 예상 사업 인원은 35만 명 수준에 그친다.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검진을 통해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 난소나 자궁의 질환이 발견될 수도 있다”며 “영유아 검진, 중년층 암 검진 등 생애주기 건강검진처럼 최대한 많은 사람이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