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산업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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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 2023년 4월, 경기 성남시 정자교 보행로 약 40m 구간이 무너졌다. 아침 출근 시간대 직후에 발생한 이 사고로 1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누군가의 평범한 출근길이 별안간 사고 현장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당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1993년 준공된 노후한 다리에 균열이 생겨 철근과 콘크리트가 손상됐고, 결국 붕괴로 이어졌다고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균열을 미리 발견하고 제때 보수나 보강 조치를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사고였다.
한국의 주요 인프라는 1970, 80년대 압축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에 대부분 완성됐다. 철도나 도로, 교량 같은 시설물 중 노후 시설물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4년 국토부가 발표한 ‘인프라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준공 시기가 확인되는 국내 시설물 38만3281개 중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시설물은 4분의 1이 넘는 9만6753개였다. 준공 20년 이상 시설물은 절반이 넘는 19만6325개였다. 10여 년 뒤에는 전국의 시설물 중 절반 이상이 노후 시설물이 된다는 의미다.
이처럼 노후 시설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관리 부담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가 2022년 발표한 보고서는 2030년까지 연간 27조 원, 2050년까지는 연간 52조 원으로 관리에 드는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1년부터 2050년까지의 소요 비용을 합치면 무려 100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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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2020년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시설물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관리 재원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마련할 것인지, 관리 주체가 각종 의무를 지키는지 어떻게 감독할 것인지 등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또 다른 문제는 한국이 새로운 인프라가 큰 규모로 확충되고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현재의 체계는 이미 지어진 시설물을 관리하는 데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일례로 싱크홀(지반침하)은 노후 상하수도관 인근에서 지하철, 터널 등 지하 공사가 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시설물 관리만으로 안전을 100%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시설물은 넓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데, 한정된 인력과 재원으로 관리해야 해 부담이 더 크다. 신규 인프라를 조성할 때도 중복으로 인한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관리 가능하도록 기존 시설물과 연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가오는 여름에도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사고가 난 뒤 수습하는 식의 대응이 아니라, 좀 더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관리에 나서야 불의의 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이새샘 산업2부 차장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