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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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꼬지 마라, 무릎 망가져”, “정맥류 생길라”, “허리 나빠진다”
어릴 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자세에 관한 잔소리다.
당연한 건강 상식처럼 여겨졌던 이 경고들, 정말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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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들인 브루노 티로티 사라지오토 박사, 조슈아 페이트 박사, 마크 오버튼 박사는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기고문에서 “다리 꼬고 앉는 자세가 허리·무릎·정맥에 손상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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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가 나쁘면 몸도 망가진다”는 믿음의 정체
이 같은 인식은 과학보다 ‘문화’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바르게 앉는 자세 = 자기관리·규율의 상징’ 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과정에서 생활 예절이 ‘의학적 사실’처럼 굳어졌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불편함 = 손상’이라는 착각이다. 즉, 다리를 꼬고 오래 앉으면 뻐근함, 압박감, 저림 등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몸이 망가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자세를 바꾸라”는 신호에 가깝다.
허리 건강에도 영향 없다고?
다리 꼬기는 흔히 ‘나쁜 자세’로 분류된다. 척추를 비틀어 문제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다르다.
자세와 허리 통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이상적인 앉은 자세나, 매일 하는 앉은 자세 중 확실하게 해로운 자세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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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교수는 “자세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허리는 튼튼하고 적응력이 뛰어나고, 다양한 자세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대개, 더 큰 문제는 한 가지 자세를 너무 오래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릎·고관절도 괜찮을까?
“다리 꼬고 앉으면 고관절이나 무릎에 무리가 간다”는 주장도 흔하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역시 부족하다.
예를 들어 계단 오르기, 달리기, 무거운 물건 들기, 점프하기 같은 활동이 관절에 훨씬 큰 부담을 준다.
다리를 꼬는 것은 단순히 관절 각도가 잠시 바뀌는 정도일 뿐 관절 손상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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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류, 이것도 오해?
다리 꼬기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하지정맥류’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명확하다.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정맥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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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환은 나이, 가족력, 임신, 비만, 장시간 서 있는 직업 등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리를 꼬면 일시적으로 혈류가 바뀔 수는 있지만 질병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
그럼 아무렇게나 앉아도 될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문제는 ‘자세’가 아니라 ‘시간’이다.
다리 꼬고 오래 앉기, 허리 펴고 오래 앉기, 구부정하게 오래 앉기 모두 똑같이 문제다.
즉, 가장 나쁜 자세는 오래 유지하는 자세다. 반대로 가장 좋은 자세는 한 자세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지 않고 적절히 다른 자세로 바꾸는 것이다.
다리를 꼬았다 풀고, 자세를 바꾸고, 잠깐이라도 일어나 걷는 것. 몸은 이렇게 계속 움직일 때 가장 건강하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