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을 흔들던 아이는 어떻게 천재 화가가 되었을까/장윤경 지음/236쪽·1만7000원·스미다
예준 군의 그림은 안정감을 찾기 위해 손에 쥔 것을 끊임없이 흔드는 상동행동에서 시작됐다. 어머니 장 씨는 이를 멈추기보다 그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연필을 흔드는 대신 스케치북 위에서 마음껏 색을 흔들어 보게 한 것. 피할 수 없다면 함께 느껴 보고, 그 안에서 길을 찾겠다는 선택이었다.
처음에는 미술학원을 찾았지만 발달장애라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미술을 정식으로 배운 적 없는 어머니는 결국 ‘엄마표 미술’을 시작했다. 예준 군은 하루 3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넘게 앉아 색연필을 흔들었다. 그렇게 9년. 반복되던 상동행동은 점차 화면을 채우는 손짓이 됐고, 무의미해 보이던 움직임은 표현이자 예술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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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심사 과정에서 어머니는 아들의 장애를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선입견 없이 작품 자체로 평가받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행동을 멈추게 하기보다 표현으로 바꿔낸 선택이 어떻게 한 아이의 세계를 넓혔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