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한달, 노조 사실상 완승 쿠팡CLS 등 4곳은 분리교섭 첫 기각 원청기업, 재심 신청-소송 제기 가능 현장선 “소송 1, 2년 걸려 비현실적”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투쟁 선포대화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한 달간 1000건에 가까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쏟아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법 시행 첫날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지만 노사 현장은 대화보다는 분쟁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 노란봉투법 시행 ‘대화’보다 ‘분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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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울지방노동위는 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CLS를 상대로 제기한 사안에서 쿠팡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은 기각했다. 노동위는 에쓰오일, SK에너지, 고려아연에 대해서도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분리 교섭을 기각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분리 교섭이 기각된 건 처음이다. 다만 여전히 분리 교섭을 인정한 곳이 더 많다.
노동위는 주로 안전 관리나 인력 배치 등에 대한 원청 기업의 구조적 개입이 확인됐을 경우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하청 노조들이 산업안전 문제를 앞세워 교섭권을 확보한 뒤 이를 발판 삼아 임금과 상여금, 복지 등 근로 조건 전반으로 협상 범위를 넓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노동위 결정에 불복할 경우 원청 사업자들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대부분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한 기업 관계자는 “소송까지 가면 최소 1, 2년이 걸릴 텐데 힘을 뺄 필요가 있나 싶다”고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사 양측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법 시행으로 더 많은 분쟁과 기업들의 해외 이탈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 ‘모범 사용자’ 되겠다던 공공 부문, 약한 고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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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사용자성을 받아낸 하청 노조들은 기획예산처, 기후에너지환경부,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교섭 공세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을 두고 “노사 간 개별교섭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부인해 왔는데, 노동위가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면서 공공기관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임금과 복리후생 조건은 물론이고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라는 요구까지 받고 있다”고 했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모호한 법 규정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의 소모적인 갈등과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후속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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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