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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브라’부터 ‘골드 TV 부처’까지…백남준 대표작 서울서 만난다

입력 | 2026-04-07 11:34:00


백남준의 ‘골드 TV 부처’(2005년). © Nam June Paik Estate

1969년 5월 미국 뉴욕의 한 갤러리. 유명 첼리스트이자 퍼포먼스 예술가인 샬롯 무어만은 속옷 상의 대신 TV로 만든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관객 앞에 등장했다. 백남준(1932~2006)이 그를 위해 만든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 브라’. 무어만은 손목에 부착한 자석과 첼로 연주로 TV 화면 속 이미지를 변화시키면서 당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이 ‘전자기술의 인간화’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이 작품이 2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1일부터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 캐비닛 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백남준: Rewind / Repeat’전에서다.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지만, 2001년 호암미술관 전시를 끝으로 한국 관람객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백남준의 2005년작 ‘무제 [케이지 컴포지트]’.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이번 전시에는 금박을 입힌 불상이 TV 앞에 놓인 ‘골드 TV 부처’ 등 11점이 출품됐다. ‘4분 33초’로 잘 알려진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존 케이지에게 백남준이 헌정한 ‘무제 [케이지 컴포지트]’, ‘베이클라이트 로봇’도 만나볼 수 있다. ‘런던과 해외를 위하여(우편함)’은 우리나라에서 첫선을 보인다. 편지를 넣는 구멍엔 화면이 부착돼 있는데, 작품이 설치된 지역의 실시간 방송이 송출된다.

초기 작업인 ‘미디어 샌드위치’도 한국 관객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눈여겨볼 만한 작품. 백남준의 큰조카이자 백남준 에스테이트 대표인 켄 백 하쿠다 씨(75)는 1일 전시장에서 “이 작품을 기점으로 백남준은 음악 작곡에서 벗어나 전자매체를 작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백남준 에스테이트에 단 1점만의 작품을 남겨야 한다면 ‘미디어 샌드위치’를 꼽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16일까지.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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