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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어라 아가야”…위기 산모 돕는 향유고래 무리 놀라운 지능

입력 | 2026-04-02 14:59:54


향유고래 무리가 갓 태어난 새끼 고래를 수면 위로 들어 올려 첫 호흡을 돕고 있는 모습. 영상=Scientific Reports


고래도 출산 과정에서 인간처럼 조직적인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따르면, 비영리 연구단체 프로젝트 CETI 연구진은 최근 카리브해 도미니카 인근 해역에서 촬영한 향유고래의 출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드론과 수중 녹음기, 머신러닝 기술을 동원해 향유고래 11마리가 한 마리의 산모를 돕는 전 과정을 기록했다. 향유고래 무리는 출산이 임박하자 수면 근처로 모여들어 산모 주위를 촘촘하게 에워싸는 행동을 보였다.

동료 고래들은 출산 중 산모와 함께 몸을 회전하면서 조력했고,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첫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수면 위로 들어 올렸다. 꼬리부터 태어나는 향유고래 특성상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는 새끼를 위해 무리 전체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이 무리의 절반은 산모와 혈연관계가 없는 개체였다.

사진=Scientific Reports


산모의 어미 고래뿐만 아니라 무리를 떠날 준비를 하던 사춘기 수컷 고래까지 출산 현장에 합류해 도움을 보탰다. 과학계는 그동안 인간만이 유일하게 출산 조력을 받는 종이라고 여겨왔으나, 이번 사례를 통해 고래 사회에도 유전적 결합을 넘어선 사회적 상호주의가 존재함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머신러닝을 통해 고래들의 간격과 신체 접촉, 소통 방식인 ‘코다(Click sequences)’의 변화를 정밀 분석했다. 새끼 고래는 태어난 직후 거의 매 순간 두 마리 이상의 고래로부터 신체적 접촉과 보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장 취약한 순간에 서로를 돕는 고래들의 모습은 인간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에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래의 언어를 해독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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