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차를 탈수록 ‘차부심’이 강해지고, 이는 비매너 운전을 더 쉽게 용인하는 태도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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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차를 탈수록 자동차를 자신의 지위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기는 이른바 ‘차부심’이 강해지고, 그만큼 운전 습관도 더 거칠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나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13일 서울연구원의 스마트교통연구실 이창 연구위원과 김영범 연구원은 ‘서울시민이 자동차에 부여하는 상징과 애착에 따른 사회적영향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지위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기는 태도가 실제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살펴본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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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비싼 차를 타는 사람일수록 차부심이 더 강했다. 상위 그룹의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3.42점으로, 하위 그룹(2.97점)보다 높았다. “내 차가 나를 표현한다”거나 “고급차를 타는 사람이 더 존중받는다”는 문장에 동의하는 비율도 더 높게 나타났다.
● 끼어들기·과속·빌런 주차까지…차부심이 키운 ‘운전 관대함’
차부심은 실제 운전 태도와도 연결됐다. 연구진은 직접 행동을 묻는 대신, 특정 상황을 제시하고 평가하는 ’비넷 방식‘을 사용했다. 타인의 문제 행동을 얼마나 용인하는지를 통해, 본인의 행동 가능성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비싼 차를 가진 사람일수록 상대적으로 저가 차량을 가진 사람보다 비매너 운전을 더 쉽게 괜찮다고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런 인식은 향후 바람직하지 않은 운전을 할 가능성도 더 높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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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 규제만으론 부족…차부심 겨냥한 정책 필요
연구진은 기존 교통정책의 한계도 지적했다. 혼잡통행료나 유류비 인상 같은 경제적 규제만으로는 이런 행동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자신의 일부로 여기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운전자의 태도와 인식을 반영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동차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실제 행동이 달라지는 만큼, 정책 역시 이러한 심리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