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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 ADR 상장 추진…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

입력 | 2026-03-25 16:46:00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 뉴시스

SK하이닉스가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과 미국 인디애나 공장 건설 등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는 투자 재원을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직접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미래 투자를 위해 순현금 100조 원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美 SEC에 상장 신청서 제출”

25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 시장 상장을 위해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당사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에 관한 상장 공모 관련 등록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상장 공모의 규모, 방식, 일정 등 세부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최종 상장 여부는 SEC의 등록신청서 검토, 시장 상황, 수요 예측 및 기타 제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DR은 미국 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발행하는 대체 증권이다. 투자자들은 외국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달러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해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재평가받겠다는 목표다.

이날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연 SK하이닉스의 제78기 정기 주주총회 화두 역시 ADR이었다. 주총 의장으로 나선 곽 사장은 “올해 하반기(7~12월)를 목표로 (ADR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순현금 100조 원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고 투자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순현금은 약 12조7000억 원인데, 이를 삼성전자(약 100조 60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주가 5배 올랐는데…“주주 환원정책 늘려야”

이날 열린 SK하이닉스 주총에서는 “주주 환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경영진들은 회사의 현금 확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특히 ADR 상장 소식에도 주주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방식을 밝힌 바 없지만, 일각에서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ADR 상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한 주주는 이날 주총장에서 “회사가 돈을 이렇게 잘 버는데도 100조 원 이상을 모아야 하고, 자사주를 활용해 ADR을 상장하면 되는데 굳이 신주로 발행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현금 축적을 강조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주들의 거센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곽 사장은 현재 시점에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20만원대였던 주가가 올해 100만 원을 돌파해 5배로 성장한 원동력은 적기 투자와 기술 개발”이라며 “주주 환원과 현금 확보는 순서의 문제로 결과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 주식의 액면 분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주가가 100만원 수준으로 코스피 내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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