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약사이자 만화가인 비스카차 씨는 이제 막 ADHD 진단을 받은 이들에게 “의사와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약을 먹으며 어떤 증상이 줄어드는지 보고 질병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치료”라고 강조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요즘 ADHD 아닌 사람도 있나?”
현직 약사가 그린 웹툰 ‘이 땅에 ADHD로 태어나’엔 성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놓고 이뤄지는 대화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결론은 이렇게 난다. “하지만 이 중 실제로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요즘 ADHD만큼 자주 언급되면서도, 그만큼 오해 많은 질환이 또 있을까. ADHD 진단을 받은 당사자이기도 한 작가는 자신의 충동성과 조급함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웹툰에 담았다. 해당 작품은 X(옛 트위터)에서 누적 4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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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카차 씨는 32세 때 ADHD 진단을 받았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짓눌러 온 정체 모를 괴로움의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됐다. 그는 11살부터 17살 무렵까지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한다. 상담도 계속 받았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2007년부터 블로그에 일기를 쓰며 ‘내가 왜 괴로운가’를 자문하기 시작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결국 ADHD 진단으로 가는 여정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업무 속도였다. 긴장 속에서 실수를 피하려다 보니 일은 점점 느려졌고, 바쁜 업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빌런’ 취급을 받았고 직장 내 괴롭힘까지 겪었다. 그는 “병원을 그만둔 뒤 정신과를 찾았고 ADHD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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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는 경기도에 있는 한 약국에서 홀로 근무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ADHD 메타 인생’이란 후속작도 연재 중이다. 독자들에게 받는 메시지는 큰 힘이 된다. 그는 “ADHD인지 몰랐는데 만화를 본 뒤 진단 받고 치료도 시작했단 메시지를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마법의 약국에 환자들이 자기가 모르는 병을 가지고 와요. 약을 주면서 환자도 스스로 병을 깨닫고 치료하게 되는 이야기예요. 아직 더 구상해야 하긴 하지만요. ADHD라서 아이디어는 많아요.(웃음)”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