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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과대포장 규제 앞두고 ‘완화’ 발표… 실효성 논란

입력 | 2026-03-10 04:30:00

계도기간 마치고 25일 개정안 예고
상자 속 남는 공간 기준 더 늘어나
소포장-유리-액체 등은 규제 안 해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6.2.11. 뉴스1


정부가 ‘택배 과대포장 규제’의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사실상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내놨다. 포장 방법과 재질 등과 관련해 여러 예외 규정이 추가된 것이다. 이를 두고 택배 과대포장 규제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품의 포장재질 및 포장 방법에 대한 간이측정방법 고시’ 개정안을 25일까지 행정예고한다. 앞서 2022년 4월 정부는 포장 횟수는 한 차례 이하, 포장공간비율(포장 내 물건을 채운 뒤 남는 공간)은 50% 이하로 제한하는 택배 과대포장 규제를 도입하고 4년간 계도기간을 운영해 왔다. 이번에 발표된 개정안은 기업, 시민사회 등과의 논의를 통해 마련된 세부안이다.

정부는 재생원료를 20% 이상 사용한 비닐 포장재나 종이 완충재를 사용한 경우 포장공간비율 하한선을 각각 60%와 70%로 높이기로 했다. 이 포장재들을 사용하면 택배 상자 내 남는 공간이 절반 이상이더라도 과대포장에 해당하지 않는다. 기후부는 “재생원료 사용을 유도하고 종이 완충재는 플라스틱 완충재보다 더 많이 사용해야 비슷한 완충 효과를 보이는 점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택배 과대포장 규제는 송장 부착 면적을 고려해 포장의 가로·세로·높이 합이 50cm 이상인 택배에만 적용됐다. 하지만 정부는 물류업체가 자동 포장 및 이송 장비를 사용한 경우 소포장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가로·세로·높이 기준을 60cm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유리, 도자기, 점토, 액체 등 충격에 취약한 제품을 포장한 경우에는 포장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2개 이상 제품을 함께 포장했거나 포장재를 재사용한 경우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비닐 포장에 대해선 제품 크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 크기를 제한한다. 예를 들어 길이·폭·높이 합이 ‘32cm 초과, 39cm 이하’인 제품은 가로와 세로 길이 합이 60cm 이하인 비닐 포장을 써야 한다.

이처럼 예외 규정이 복잡해지면서 소비자 신고에 의존해야 하는 단속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택배 물동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모든 물량을 일일이 감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동량은 2023년 51억5785만 개, 2024년 59억5634만 개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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