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속 ‘변호사수 조정’ 재점화 로스쿨협 “지역-공공분야, 인력부족… 변시 합격률 50%→80%로 올려야” 변협 “AI로 변호사 수요 점점 줄어… 증원은 청년변호사 사지로 모는 것”
현행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5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면 로스쿨에 재입학하더라도 변호사시험을 볼 수 없다. 이른바 ‘오탈(五脫)자’다.
● ‘변시 낭인’ 2000명 시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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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스쿨에 진학하더라도 매년 절반은 시험에서 떨어진다. 변호사 업계 상황과 각계 의견 등을 종합해 합격자 수를 매년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정하는데 최근 합격률이 50% 안팎으로 고정돼 왔기 때문이다. 불합격자가 누적되면서 변호사시험 응시자 수도 2012년 1663명에서 지난해 3336명으로 13년 만에 2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3757명이 응시 원서를 냈다.
● 찬반 팽팽한 변호사 수 조정론
이런 흐름과 맞물려 최근 변호사 업계에선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현재 법률 시장이 포화 상태라 더 이상 변호사 수를 늘려선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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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식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똑같은 자격시험이지만 합격률이 90%대인 의사 시험 응시자는 탈락을 걱정하지 않는 반면, 변호사시험은 그렇지 않다”며 “합격률을 80%대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에만 변호사가 몰려 있을 뿐 지역과 공공 분야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유다.
반면 인공지능(AI) 활용 등으로 변호사 수요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증원론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변호사 2명과 법무법인을 차린 조모 변호사는 법률 AI를 포함한 5개 AI 서비스 이용에 매달 60만 원을 지출하는 대신 ‘어쏘(신입) 변호사’를 뽑지 않았다. 서울 소재 로스쿨을 졸업한 2년 차 변호사 이모 씨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해도 취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김정욱 대한변협회장은 “상당수 저연차 변호사의 업무가 AI로 대체되고 있고 변호사 채용도 급감하고 있다. 변호사 수를 늘리는 건 청년 변호사들을 사지로 모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5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는 오탈자는 소수”라며 “애초에 법률 수요가 없는 지역까지 변호사가 없다고 무작정 숫자를 늘릴 순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