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자인 김채원 작가. 그는 여러 작품에서 죽음과 애도란 주제를 반복해서 다뤄왔다.
하지만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곧장 가지 않고 일부러 돌아가거나,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 한 발 비껴선 경험. 김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해야 할 일을 직선으로 통과하기보다 비틀거나 미루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때로는 기행에 가까운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우물쭈물함이야말로 지나치게 솔직하고 정직해서 오히려 설득력을 얻는다. 단편소설 ‘별 세 개가 떨어지다’로 제17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김 작가를 지난달 26일 서면으로 만났다.
광고 로드중
김 작가는 “죽음도 삶도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매번 생경하다”며 “다만 열려 있는 감각으로서 죽음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서 조금씩 다른 장면으로 소설에 나타나기도 하는 것 같다. 정해진 것이 없고 변덕을 부릴 수도 있는 열린 방과 같은 존재로서”라고 답했다.
그의 문장은 확정된 의미로 수렴되기를 거부하는 듯하다. 단편 ‘현관은 수국 뒤에 있다’에서 “싸구려 세제 냄새. 지름길. 굴착기 소리. 세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을 순서 없이 구경하고 나서 본 것들을 전부 잊어버렸다.” 같은 문장 역시 설명 대신 단편적 감각을 나열하며 의미를 미뤄 둔다. “엄마가 죽었다. 외할아버지가 노인이 되었다”(단편 ‘외출’에서) 같은 선언적 문장에선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겹쳐 보인다. 김 작가는 어떤 독자가 그의 소설을 읽길 바라고 있을까.
“저는 독자가 소설을 선택한다기보다는 소설이 독자를 선택한다고 믿어요. 제가 쓴 소설이 스스로 독자를 선택해서 그 독자에게만 무언가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어요. 제가 다른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 소설로부터 어떠한 좋음도 싫음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 내가 이 소설에게 선택받지 못했구나, 하고 책장을 덮어요.”
광고 로드중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