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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얼죽아’의 본고장”… 스타벅스, 韓서 세계 최초 ‘에어로카노’ 출시

입력 | 2026-02-28 08:00:00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연한 갈색빛의 커피액이 투명한 컵 안에서 폭포수처럼 흘러내렸습니다. 미세한 소용돌이를 그리던 액체는 바닥으로 갈수록 짙어지고 위로 갈수록 옅어지는 그라데이션을 만들었습니다. 표면에는 맥주 거품 같은 흰 크림층이 3~5cm가량 덮여 있었는데요. 얼핏 보면 흑맥주를 떠올리게 하는 커피의 이름은 ‘에어로카노’입니다. 아메리카노에 공기 주입(에어레이팅) 기법을 적용해 만든 아이스 커피로, 이달 26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 출시된 스타벅스의 신제품입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한국이 에어로카노 첫 출시 국가로 낙점된 건 아이스 커피 소비 문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문화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한국은 글로벌 커피업계에서도 상징적인 시장입니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판매된 아메리카노 중 ‘아아’의 판매 비중은 매년 70% 수준인데요. 프랑스 언론 AFP통신도 한국의 ‘얼죽아(Eoljuka)’ 문화를 소개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국의 비공식 국가 음료”라고 전했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 알렉산드라 오르솔릭 스타벅스 아시아 태평양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가 에어리카노 첫 진출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스타벅스도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강조했습니다. 에어로카노 개발을 담당한 알렉산드라 오르솔릭 스타벅스 아시아 태평양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는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고 커피가 일상 생활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곳”이라면서 “동시에 ‘얼죽아’ 트렌드를 이끄는 곳이 에어로카노를 최초로 선보일 최적의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가 아이스 커피를 여름이 아닌 2월에 선보인다는 점도 계절에 상관없이 아아를 즐겨먹는 한국 문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에어로카노 제조를 위해 별도의 기계나 새로운 원두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스타벅스 일반 매장에서도 사용하는 커피 머신 ‘마스트레나’로 추출하고, 원두 역시 기존 아메리카노와 동일한 것을 쓰는데요. 핵심은 에어레이팅에 있습니다. 카페라떼나 카푸치노를 만들 때 우유에 스팀을 가해 거품을 내듯, 에어로카노는 추출한 에스프레소에 공기를 주입해 미세한 거품층을 형성하는 원리입니다.

공식 출시를 하루 앞둔 25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는 에어로카노의 제조 방식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갓 추출한 에스프레소 더블 샷을 얼음이 담긴 스테인리스에 넣어주는데요. 이후 이를 스팀기 노즐에 넣고 약 10초간 공기를 골고루 주입해주면 됩니다. 이 과정이 바로 에어레이팅 작업입니다. 이때 에스프레소에 공기가 균일하게 들어가야 하는데, 노즐에서 나는 ‘치치직’ 소리가 일정하게 나도록 스테인리스를 천천히 아래로 내려주는 게 핵심입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 스타벅스 엑설런스센터 파트너가 ‘캐스케이딩’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에어레이팅이 끝난 에스프레소를 투명한 컵에 담으면 이때부터 ‘캐스케이딩’이 시작됩니다. 캐스케이딩은 공기나 질소가 주입된 음료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거품 입자가 아래로 흐르며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효과를 뜻하는데요. 층이 서서히 나뉘고 그라데이션이 완성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시각적인 재미가 더해졌습니다. 완성된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카푸치노 같은 거품이 입안을 먼저 감쌌고, 이어 차갑지만 아메리카노보다 한층 부드러운 질감의 커피 맛이 뒤따랐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 기자가 직접 내린 에어리카노.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스타벅스 관계자는 “에어로카노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콜드 브루에 이은 새로운 아이스 커피 카테고리”라며 “새로운 방식의 아메리카노 커피인 에어로카노를 통해 커피 전문성과 차별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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