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진 씨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피클볼 코트에서 패들로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축구 선수 출신이지만 어깨 회전근 파열과 위암 후유증 등으로 스포츠를 즐기지 못했던 박 씨는 지난해 6월 피클볼에 입문해 올해 전국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박철진 씨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피클볼 코트에서 패들로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축구 선수 출신이지만 어깨 회전근 파열과 위암 후유증 등으로 스포츠를 즐기지 못했던 박 씨는 지난해 6월 피클볼에 입문해 올해 전국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의사가 어깨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며 테니스와 골프를 비롯해 채를 가지고 하는 운동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젊었을 때 즐기던 골프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치지 않았죠. 항암 치료로 체력까지 떨어져 거친 운동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죠. 하지만 피클볼은 체력 소모가 크지 않으면서 체력을 키워줬어요. 무엇보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재미까지 더해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1965년 미국에서 발명된 피클볼은 테니스 및 탁구와 유사하면서도 배드민턴 복식 코트(13.4X6.1m)에서 즐기는 패들(라켓) 스포츠다. 공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플라스틱 재질이다. 실내외에서 즐길 수 있으며 코트 크기가 탁구에 비해 크고 공이 땅에 한 번 닿아도 되기 때문에 보통 테니스의 변형 스포츠로 불린다. 2명(싱글), 4명(복식)이 즐길 수 있다. 경기 규칙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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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3시간 땀을 흘렸다.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보니 배우는 속도가 빨랐다. 배운 지 넉 달 만인 지난해 10월 고양시 대회 남자 복식에서 준우승했다. 11월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선 6위. 그리고 이달 7일 제1회 영덕대게 전국피클볼대회에선 남자 복식 130+(나이 합계 130세 이상)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제가 내일모레 70입니다. 피클볼은 누구나 해도 됩니다. 쉽게 배울 수 있고 다칠 염려도 적어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어요. 특히 어르신들이 재밌게 즐기며 체력도 키울 수 있어 최고의 실버 스포츠라 할 수 있습니다.”
피클볼을 한 뒤 무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임상학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데, 힘들던 계단 오르내리기가 어느 순간부터 쉬워졌다”고 했다. 그동안 간간이 산책과 걷기 정도를 하다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니 무릎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전남 목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박 씨는 2006년 위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하고 항암 치료까지 마치니 90kg이던 체중이 70kg으로 줄었다. 2012년 거스 히딩크 및 허정무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합심해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만든 ‘H&H재단’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명예퇴직하고 교직을 떠났다. 이후 H&H재단 일을 그만두고 딸들이 있는 고양시에 둥지를 틀었고, 2019년 지역 축구 발전을 위해 ‘J FC클럽’을 만들었다. 12세 이하 및 15세 이하 유소년팀부터 성인반까지 운영했다. 지금은 모든 운영을 축구 후배에게 넘기고 피클볼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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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제 건강도 챙기면서 시니어 건강 증진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대부분 시니어가 걷기만 합니다. 그래선 건강하게 살기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게임도 하면서 체력을 키우기에 피클볼이 정말 좋습니다. 나이 들수록 함께 어울려야 외롭지 않습니다. 피클볼은 정말 배우기 쉽고 잘 다치지도 않습니다. 꼭 한번 해 보세요.”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