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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들 “AI 전환 늦으면 도태”… 재계 ‘올인 모드’

입력 | 2026-02-27 04:30:00

국내 기업 ‘미래 경영’ 전략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신설
SK그룹, 데이터-R&D-ESG 집중
현대차, ‘아틀라스’로 로봇 선점
GS, 신생 기업 투자-신사업 발굴
DL그룹, 협력사와 동반성장 박차





제미나이 나노바나나로 생성한 배경에 로봇(게티이미지뱅크)을 합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미래 경영’을 향한 기업의 생존 전략도 다각화되고 있다. 재계는 AI 역량 향상을 전사적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친환경 사업 등 신사업 분야를 발굴하고 협력사들과의 동반 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AI 투자 강화

삼성전자는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 사회에 공헌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DX부문은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 제품에 AI를 적용하며 개인 맞춤형 AI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DS부문은 도전과 몰입의 반도체 조직문화를 강화해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사업장 내 제조봇, 키친봇 추진으로 확보한 핵심 기술과 데이터를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활용하는 개발 선순환 체계를 만들었다.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향후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로봇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그룹은 AI와 데이터, R&D, 인재,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3대 축으로 비즈니스 모델 개편을 추진해 ‘퀀텀 점프’를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순히 AI를 정보기술(IT)의 도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업에 이식하는 경영 인프라로 삼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한다는 것이 SK그룹의 궁극적인 목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술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역별 AI 리서치 센터를 세우고 개발 총괄 사장이 직접 센터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R&D와 현장을 잇는다는 취지에서다. SK이노베이션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AI 전환 조직을 만들고 정유·화학, 배터리, 친환경 소재 등 기존 사업의 운영·투자를 AI 기반으로 다시 설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라는 비전하에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로보틱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로 대표되는 기술력과 수직계열화 특유의 공급망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아틀라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최고 로봇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한 글로벌 생산 거점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공정 단위별 검증을 통해 도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2028년 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을 시작하고 2030년에는 조립과 같은 더 복잡한 공정에 투입될 전망이다.

직원 소통 강화, ‘상생경영’ 강조


직원과의 소통 강화에 나선 기업도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 임직원 70여 명이 참석한 첫 소통 행사 ‘CEO 공감토크’에서 “이제 AI는 사회적 인프라이며 AX로 전환을 빨리하는 회사가 이길 것”이라며 “LNG 중심의 에너지 사업을 철강 및 이차전지소재와 함께 그룹의 ‘넥스트 코어’로 보고 향후 핵심 수익원의 역할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역시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현상, 지정학적 리스크, 인구 구조 변화 등 우리가 마주한 올해 경영 환경은 그룹 핵심 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며 “개인의 경쟁력이 곧 기업 경쟁력의 원천임을 명심하고 과감히 과거의 관습을 깨뜨리며 성장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강력한 도구인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당부했다.

상생경영에 나선 곳도 있다. GS그룹은 2020년 ‘스타트업 벤처와 함께하는 미래 성장’을 신사업 전략으로 선언한 이후 신생 기업에 투자하며 기존 사업과 연계된 친환경 신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이어 장기적 성장과 혁신을 목표로 다양한 신사업 분야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룹 차원의 신사업 투자 전략은 계열사 사장단과 신사업 담당 임원들을 중심으로 수립한다.

DL그룹은 전 계열사의 동반성장 및 준법경영 활동을 통해 상생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한숲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한 것이 대표적 예다. 이 행사는 매년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협력회사를 선정하는 것으로 선정된 회사에는 ‘입찰제한 면제권’ ‘계약이행 보증 요율 인하’ ‘수수료 지원’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SK이노베이션은 80개 협력사에 총 30억 원의 상생기금을 전달하며 협력사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상생기금은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 기본급의 1%를 기부하고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함께 출자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조성됐다. 2017년부터 시작된 SK이노베이션의 1% 행복나눔 기금은 현재 누적 500억 원을 넘어섰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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