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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주 “바보들…대법원 판결은 내게 수입금지 권리 부여”

입력 | 2026-02-21 12:02:00

‘상호관세 위법’에…트럼프 “임시관세 10%” 맞불
불확실성 커져…美 국채금리 급등, 달러 하락세
“관세 위법으로 물가 하락? 기대한 효과 안날 수도”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상호관세 패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편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을 주도해 온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함께 섰다. 백악관 유튜브 캡쳐

“수년 간 우리를 착취해 온 외국들은 환호하며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겠지만 그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제 나는 원래 선택했던 것(관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지만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즉시 ‘10% 임시 관세 공표’로 맞받아치고 더 강력한 대체 정책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위법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격하게 비판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친 장문의 트루스소셜 트윗을 통해 이를 무력화할 각종 조치를 간구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위법 판결에 잠시 안도했던 글로벌 각국은 다시 미국의 무역정책이 오히려 더 큰 불확실성에 빠져들지 않을지 우려하는 모양새다.

● 분노한 트럼프 “어처구니 없어” 폭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대법원 관세 판결 관련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6.02.21 [워싱턴=AP/뉴시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주지사, 각료 및 백악관 보좌관들과 회의를 하던 중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건넨 쪽지를 통해 자신의 패소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날 판결에 대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격분하며 6:3으로 자신에게 위법 판결을 내린 대법관들을 향해 “바보들과 아첨꾼들”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이날 서둘러 회의를 끝낸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여러 차례에 걸쳐 장문의 글을 올려 관세의 정당성 및 위법 판결의 부당함을 역설했다. 그는 “(특정) 국가와의 모든 무역이나 사업을 차단하고 심지어 해당 국가를 파괴할 금수 조치 등 원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내가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니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다행스러운 점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관세보다 훨씬 강력한 방법, 관행, 법령 및 기타 권한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에 대해 “이는 법원이 내게 온갖 물건의 수입을 금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리를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관세를 합법이라고 판단한 브렛 카바노 대법관의 의견서의 내용을 강조했는데, 카바노 대법관은 의견서를 통해 “이 판결이 향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을 실질적으로 제한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1962년 무역확장법(제232조), 1974년 무역법(제122조, 제201조, 제301조), 그리고 1930년 관세법(제338조) 등 수많은 다른 연방 법률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대법원의 판결은 나의 무역 규제 및 관세 부과 권한을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더 강력하고 명확하게 만들었다”며 “(관세 부과는 안되지만) 외국이 미국과 무역하는 것을 차단, 금수, 제한, 허가 또는 기타 조건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은 이번 판결로 완전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 추가 조치 엄포에 각국 신중모드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0.29 [경주=뉴시스]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을 통해 세계 모든 나라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날 위법 판결이 내려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상호관세 대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사실상 같은 관세 효과가 나도록 한 것이다. 단,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에 한해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각국의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와 232조에 기반한 더 강력하고 새로운 관세 부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대체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 증시에서는 판결 발표 직후 주요 지수들이 급등과 급락을 오갔고, 미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최근 상승세를 보여온 달러 역시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 위법 판결로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각각 관세 환급과 물가 하락을 기대하겠지만 한동안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기대했던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관세 조치에 반응을 자제하며 숨죽이고 있다”며 “더 이상의 갈등 확대를 피하려는 게 주요국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전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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