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다주택자 규제 드라이브] 금융당국, 설연휴 뒤 규제방안 발표 신규주택 담보 사업자엔 예외둘 듯 “세입자 보증금 반환 어려워질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13일 금융당국은 설 연휴 이후 다주택자의 대출 규제 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논의에 착수했다. 임대사업자와 개인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 만기 연장까지 막아 다주택자 대출을 ‘원천 봉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 지은 주택을 담보로 받는 임대사업자 대출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개인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6·27 대책’에 따라 금지돼 있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신규 대출은 지난해 ‘9·7 대책’으로 전면 중단돼 있다. 하지만 대책 발표 전 이미 대출받은 경우엔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당국은 이 같은 기존 대출이 갱신되는 경우까지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광고 로드중
이번 규제는 주로 임대사업자들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다주택자들은 2016년부터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비거치식이 사실상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거용 건물 임대업 대출 잔액은 16조7838억 원이다. 상가나 토지 등을 합친 전체 임대업 대출 잔액(201조8448억 원)의 8.3% 수준이다.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이 금지되면 원금을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임대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 수 있다.
다만 다주택자 대출 연장을 일률적으로 막으면 세입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주택자가 대출과 전세 보증금을 받아 주택을 사서 세를 줬다면 대출이 연장되지 않거나 일부를 상환해야 할 경우 다른 방법으로 현금을 조달해야 한다. 현금이 부족해 대출을 못 갚으면 은행과 같은 대출 기관이 임의 경매에 나서게 된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대출 규제로 임대사업자의 운영이 어려워지면, 자칫 사업자들이 보증금 반환을 못 하면서 결국 세입자의 주거 불안만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에 비해 거래가 덜 활발한 빌라나 다가구주택은 잘 팔리지 않아 임대사업자의 자금난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등록이 말소된 다가구주택을 매도하려 해도 매수자가 1년 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광고 로드중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