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4심제, 대법관 증원’ 등에 대한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6.02.11.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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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시킨 재판소원 법안은 찬반양론이 팽팽한 오랜 난제다. 이 법안은 헌법재판소법에서 규정한 헌법소원 대상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다’는 문구를 삭제해 대법원 확정판결도 헌재에서 다퉈 볼 수 있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헌재는 재판소원에 찬성해 왔다.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으로서, 국회 정부와 마찬가지로 법원 판결 또한 헌법적 통제 대상이라는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헌법에 대법원이 최고법원이라고 명시돼 있어 헌재에 대법 판결을 취소할 권한을 주는 건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법원의 확정판결이라도 위헌 소지가 있다면 이를 따져볼 절차를 두는 건 국민의 기본권을 한층 두텁게 보장하는 효과가 있다. 대법원 판결은 판례로 정립돼 다른 수많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견제 장치도 필요하다. 4심제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헌법 위반과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사건으로 소원 대상을 한정한다면 그런 걱정은 기우에 그칠 거라는 게 재판소원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경우 재판소원 접수 사건 중 본안 심판에 회부되는 건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재판소원으로 판결 확정이 지연되고 법률 비용이 커지는 건 간과할 수 없는 부작용이다. 패소한 쪽에서 소송 지연을 목적으로 헌재까지 끌고 가는 악용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서민들은 감당할 수 없는 추가 소송비용을 안게 된다는 게 대법원의 우려다. 헌재가 재판소원으로 늘어날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2022년 재판소원을 도입한 대만은 그해 헌법재판소의 접수 사건 수가 전년 대비 6배나 폭증했다고 한다. 재판소원이 자칫하면 헌법소원 등 헌재가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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