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의 조건/류승완 지승호 지음/314쪽·2만1000원·은행나무
며칠 전 인터뷰한 배우 조인성은 류승완 감독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영화 보는 게 너무 좋아 영화감독이 된 그를 잘 설명하는 표현이다.
‘모가디슈’ ‘베테랑’ 등을 만들어온 류 감독의 영화 철학을 담은 책이다. 2023∼2025년 진행한 류 감독과의 인터뷰를 1인칭 시점으로 풀어썼다. 구성은 다소 헐거운 면이 없지 않지만, 류 감독의 작품을 즐겨 본 이들이라면 비하인드 스토리를 본인으로부터 듣는 듯한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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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최소 한 편은 만들어온 그였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팬데믹이었다. 영화계 전체에 닥친 위기 앞에서 류 감독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결론은 “앉은 자리에서 두 번 보고 싶은 영화”였다. 영화계를 향한 쓴소리도 담았다. 저자는 한국 영화계 위기의 본질에는 ‘계약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정해진 수의 작품을 찍어야 하니 완성도보단 계약 이행이 우선시된다”고 꼬집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