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던컨 웰던 지음·윤종은 옮김/360쪽·2만4800원·윌북
1000년 전 바이킹 시대의 약탈부터 현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인류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전쟁과 폭력을 ‘돈’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경제학자이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특파원인 저자는 전쟁을 지도자의 광기나 비합리적 선택의 결과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그 대신 각 시대 사람들이 처한 조건 속에서 결정한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단 시각을 갖고, 전쟁과 폭력이 왜 인류 역사 내내 반복돼 왔는지를 짚어낸다.
바이킹과 달리, 다른 국가를 침략한 이후 국운이 기우는 경우도 있다. 1492년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1506)가 신대륙을 발견한 뒤 스페인은 아즈텍과 잉카 제국을 정복하며 막대한 금과 은을 본국으로 들여왔다. 그러나 금은의 대량 유입은 물가 급등을 불러왔고, 여기에 의회와 협력하지 않은 국왕 펠리페 2세의 독단적 통치가 겹쳐 스페인은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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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군사 전략과 정책은 물론이고, 조직 운영과 권력의 작동 방식까지 돌아보게 한다. 전쟁을 과거의 비극적 사건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폭력과 갈등이 어떤 경제적·제도적 선택 속에서 반복돼 왔는지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대목이 흥미롭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